[공기업 민영화/인터뷰]진념 기획예산위원장

  • 입력 1998년 7월 3일 19시 25분


―공기업 매각을 통해 들어올 외자가 어느정도일 것으로 추산하는가.

“공기업 매각금액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파는 사람과 살 사람의 전략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올 하반기부터 내년말까지 대략 60억∼80억달러(8조4천억∼11조2천억원)가 들어올 것으로 추산한다. 재정에 곧바로 들어올 수입은 올 하반기 1조∼1조2천억원, 내년 상반기 3조원 내외로 예상된다. 이들 자금은 모두 금융구조조정 실업대책 중소기업 수출기업 지원에 활용할 계획이다.”

―포항제철의 동일인 소유한도가 현재 1%에서 3%로 올라간다. 당초 5%까지 올릴 계획이었는데….

“실무팀에서 5% 선을 제시했지만 한꺼번에 급격하게 올리면 제 값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일단 3%로 올린 다음 시장 상황을 봐가며 5%까지 올리겠다. 2001년 말에는 소유한도를 철폐할 계획이다.”

―2001년 말에 포철의 경영권은 어떻게 되나.

“하반기부터 당장 동일인 소유한도가 3%로 올라간다. 10개 기업이 3%씩 30%의 지분을 소유하고 주인 노릇을 하겠다면 막을 방법이 없다. 다만 대주주가 나타날 때까지 현 경영 형태로 운용하게 될 것이라고 본다.”

―5대그룹도 포철을 소유할 수 있게 되는가.

“5대그룹이라도 공기업 주식을 살 수 있다. 컨소시엄을 형성해 경영권을 장악할 수도 있다. 다만 5대그룹은 내년말까지 부채비율 200%를 달성해야 하기 때문에 여력이 없을 것이다.”

―공기업 민영화 방안은 여러차례 발표됐다. 이번 방안이 발표만 요란했다가 흐지부지된 구정권 때와 다른 것이 무엇인가.

“과거에는 국내시장만 염두에 두고 민영화를 추진했다. 공기업 인수 희망자는 모두 재벌이다보니 경제력 집중 등의 우려때문에 공기업 민영화가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다. 이번에는 외국인 투자자에게도 개방됐다.”

―공기업이 민영화하면 전기 가스료 등 공공요금이 크게 오를 것으로 우려된다.

“설령 공공요금이 오르더라도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다. 오히려 경쟁을 통한 경영효율의 향상으로 중장기적으로는 요금이 내려간다. 사실상 지금의 공공요금은 정부의 재정지원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민간 부실기업과 부실은행들이 시장에서 퇴출했다. 부실 공기업도 과감히 퇴출시켜야 하지 않나.

“민간기업이라면 진작에 퇴출당했을 공기업이 한두개가 아니다. 주택공사 감리공단 등 4개 공단을 통폐합하는 것은 바로 퇴출이다. 부실공기업은 과감하게 퇴출시켜 나가겠다.”

〈임규진기자〉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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