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등 3∼4곳「선도은행」부상…금융감독위 밝혀

  • 입력 1998년 5월 30일 20시 02분


외환은행을 비롯한 3,4개 은행이 은행간 합병의 주체가 될 선도은행(리딩뱅크)으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선도은행의 요건으로 재무건전성과 함께 국제금융부문의 경쟁력을 우선적으로 따지기로 했다.

정부는 은행간 자발적인 합병으로 선도은행이 탄생하지 않을 경우 이같은 기준에 따라 선도은행을 정해 나머지 은행들을 강제합병시킬 방침이다.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은 30일 이같이 밝혔다.

한편 윤원배(尹源培)금감위부위원장은 이날 “정부 지원을 전제로 하는 은행 합병은 무의미하고 부실은행간 합병을 지원할 계획도 없다”며 “경남은행이 동남은행과의 합병을 위해 요청한 7천억원을 지원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윤부위원장은 “합병 은행이 최대한 자구노력을 기울여 자력회생 가능성이 있으면서도 부실채권 정리 등으로 일시적 유동성 부족이나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 비율 하락 등의 경영난에 처했을 때에만 정부가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피합병은행의 경우 경영진이 물러나고 감자(減資)로 주주들이 손해를 보며 직원이 감축되는 손실분담이 선행돼야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위원장은 “정부는 은행간 자율 합병에 의한 선도은행 탄생을 희망하고 있으나 강제합병을 통해 선도은행을 만드는 상황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미국의 선도은행이 10개 정도인 점에 비추어 국내 금융시장 규모로는 많아야 3,4개 정도의 선도은행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6월말 은행별 경영정상화계획 승인 여부를 확정하는 대로 선도은행 선정작업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이위원장은 “선도은행의 요건은 규모가 아니라 미국의 시티은행이나 체이스맨해튼은행 수준의 종합금융기관 역할과 기능”이라며 “독일 코메르츠방크의 자본을 유치하는데 성공한 외환은행은 리딩뱅크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국민은행과 주택은행도 선도은행으로 부상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위원장은 선도은행의 요건으로 △국제금융에서 외국은행과 경쟁할 수 있는 경영능력 △국제금융 인적자원 △일정 규모의 국제금융 거래 △상대적으로 좋은 재무건전성 △일정 비율의 시장점유율 등을 들었다.

〈김상철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