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평채 매각]가용 외환보유고 月內 3백억달러

  • 입력 1998년 4월 9일 19시 54분


국제금융시장에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돼 매각 대금 40억달러가 11일경 국내에 들어온다고 재정경제부가 9일 밝혔다.

외평채 발행액을 더하면 가용외환보유고가 이달말 3백억달러에 이르러 국제통화기금(IMF)과 합의한 올 상반기 목표치가 2개월 이상 앞당겨 달성된다.

국가신용도가 아직 ‘투자부적격’에 머물러 있는 상태에서 외평채 발행에 성공함으로써 한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가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외환보유고 목표 달성〓재경부는 외평채 매각대금 유입 등을 감안하면 이달말 가용외환보유고는 3백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3월말 가용외환보유고는 2백41억5천만달러. 여기에 외평채 매각대금 40억달러를 포함하면 가용외환은 2백81억5천만달러에 이르고 경상수지 흑자중 외환보유고로 들어오는 부분을 합하면 3백억달러를 무난하게 달성할 것이라는 계산.

지난해 12월 이후 외환보유고는 IMF 프로그램에 따라 제공되는 외환으로 충당했다. 작년 12월부터 3월말까지 제공된 외화자금은 2백30억달러.

가용외환보유고가 작년 11월말 72억6천만달러였던 만큼 현재의 가용외환보유고는 거의 대부분 IMF 프로그램에 따른 지원금을 통해 확충됐다.

▼신규 외화 도입〓외평채 발행과 협조융자(신디케이트 론)를 중심으로 한 신규외화(뉴 머니)의 조달이 이뤄지고 경상수지 흑자를 쌓아가면 더 이상 지원받지 않고도 외환보유고를 유지할 수 있다.

정부는 신디케이트 론을 중심으로 한 추가 외화 조달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정부는 외국인 투자자의 투자분위기가 호전된 것을 계기로 신디케이트 론 30억달러를 늦어도 다음달 중 조달할 계획이다.

한국은행이 차주가 되는 신디케이트 론은 만기 10년의 장기저리차관 성격이어서 외채구조를 개선하는데 큰 힘이 될 수 있다.

▼불확실해진 추가자금지원〓미국 일본 등 13개국이 IMF의 2선에서 지원키로 한 2백33억5천만달러 가운데 현재 거론되는 부분은 80억달러. 13개국은 지난해 12월말 80억달러를 1월초에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여태 감감무소식이다.

‘80억달러 금고’의 열쇠를 쥔 미국은 그동안 외평채 발행 등을 통한 뉴 머니 도입에 성공하면 지원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한국이 국제 금융시장에서 인정을 받은 뒤 돈을 대주겠다는 얘기였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뉴 머니를 끌어올 정도로 상황이 나아지면 80억달러를 지원받을 필요가 없다”며 당장 지원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제 한국이 80억달러를 지원받기 위한 전제조건은 충족했지만 미국의 자세는 여전히 소극적이다. 한국 상황이 호전된 것을 들어 미국이 2선자금 지원을 계속 미룰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반병희·백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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