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주가 분석]기관 3조 순매도…개인 2조6천억 매수

  • 입력 1997년 12월 30일 19시 54분


「외세(外勢)에 치이고 믿었던 관군(官軍)에까지 발등을 찍힌 의병(義兵)」. 주가가 사상 최고의 하락률을 기록한 올 한해. 증권업계에선 이런 자조 섞인 비유가 투자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외세(외국인들)의 매도공세로 주가가 폭락하자 은행 증권 투신사 등 국내 금융기관들이 잇따라 주식 순매수를 결의, 관군을 자처했으나 막판 투매(投賣)로 의병(개인투자자)들을 배신했다는 것. 30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올 한해 동안 은행 증권 투신사 등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26조6천7백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인 반면 29조9천억원어치를 내다 팔아 무려 3조2천3백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특히 투신사들은 고객들의 수익증권 환매요청에 대비하기 위해 11,12월 두달 동안 1조4천억원어치를 순매도,주가하락을 부추겼다. 개인투자자들이 2조6천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나 금융기관들의 매물을 받아내기에도 턱없이 부족했다. 외국인들도 올 한해 세차례(5,11,12월) 투자한도 확대에도 불구하고 환율불안 등으로 92년 증시개방 이후 가장 적은 4천여억원어치를 순매수하는데 그쳤다. 94년말 1,027.47에 달했던 종합주가지수는 증시 제일의 「큰손」인 금융기관들의 매도세가 3년연속 되면서 376.31까지 곤두박질쳤다. 주요 종목별로는 「돈되는 것은 무조건 팔자」는 기관투자가들이 올 한해 포항제철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핵심 우량주를 집중적으로 내다 판 반면 외국인들은 이를 사들여 대조를 이뤘다. 〈정경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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