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를 공기업화하려는 정부방침이 사실상 철회될 것으로 보인다.
재정경제원과 산업은행 기아자동차의 고위 관계자들은 26일 오후 모임을 갖고 산은이 대출금을 주식으로 전환, 기아자동차를 공기업화하는 방안을 전면 재검토했다.
이에 따라 기아자동차의 공기업화가 무산될 경우 제삼자인수가 불가피해 보인다.
재경원 관계자는 이날 『삼자가 모여 출자전환에 대해 논의했으며 회의결과에 따라 기아자동차의 공기업화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민회의도 기아자동차의 공기업화는 바람직하지 않고 제삼자인수를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김대중(金大中)대통령 당선자에게 보고했다.
정부는 지난 10월 기아자동차에 대한 산은의 대출금 2천7백억원을 주식으로 전환, 기아자동차를 공기업화하는 방안을 발표했으나 최근까지 이같은 방안은 전혀 진전되지 않았다.
기아차를 공기업화하기 위해서는 기아자동차의 증자를 실시, 발행하는 신주를 산은에 배정하기 위한 특별 주주총회의 결의가 필요하지만 산은측은 주주총회를 통한 출자전환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박상배(朴相培)산은 기아전담부장은 『연내나 기아의 법정관리 개시결정전에 출자로 전환하는 것은 시간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내년 2월 법정관리개시결정이 떨어진 다음에야 채권단회의를 통해 출자문제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아그룹은 『주주총회를 통한 산은출자가 어렵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법정관리 개시결정이 떨어지면 오히려 빠른 시일내에 출자전환할 수 있다』며 『제삼자인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부실기업이나 금융기관에 정부가 출자, 공기업화하는 데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윤희상·이영이·이용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