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주식-채권시장 상황]환율급락에 자금난 『숨통』

  • 입력 1997년 12월 16일 20시 38분


원―달러환율이 16일에도 급락한 가운데 자금시장과 주식시장 역시 단정하기는 다소 이르지만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는 등 다소 숨통이 트이는 모습이다. 채권시장에서는 당일 발행물은 물론 이전에 발행된 회사채도 비록 고금리이지만 거의 대부분 팔려나갔으며 주가는 연일 큰폭으로 오르고 있다. ▼시장상황〓이날 발행된 대우중공업 회사채 5백억원어치가 오전중에 연 20.85%에 은행 투신 증권 등에 팔려 나간데 이어 삼성전관 등 그동안 연 25%수준에서 발행사들이 되가져 갔던 경과물들도 쉽게 소화됐다. 금융기관간 급전조달용인 콜금리와 3개월짜리 기업어음(CP)금리는 여전히 연 20%이상에서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는 않지만 선별적으로나마 거래가 이뤄졌다. 대우증권 채권담당자는 『지난주에는 연 25%이상 금리를 제시해도 거래 자체가 중단되는 등 자금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주식시장은 「환율 및 금리하락」조짐으로 연일 폭등세. 특히 환율 변동제한폭 폐지로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자 개인들이 대거 「사자」주문을 냈으며 주식시장은 기관투자가들의 매도에도 불구, 주식매입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는 모습. 이날 개인들은 무려 1천1백3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들은 주식투자한도 확대일인 지난 11일과 12일 3천8백여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을 뿐 그 이후엔 「팔자」세로 전환. 증권 은행 등 금융주는 정부의 금융개혁방안이 구체화되면서 거의 전 종목이 상한가였다. 특히 외국계은행 인수설이 나돌고 있는 제일은행과 서울은행은 상한가 사자주문을 내도 살 수 없을 만큼 인기종목으로 급부상했다. ▼이런 추세 계속될까〓증권전문가들은 환율하락에 이어 대선이후 정국안정에 대한 기대감으로 당분간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채권시장도 금융기관에 대한 한국은행의 특융자금 지원으로 금융기관간 꼬인 자금흐름이 풀리면 비록 고금리이지만 자금중개는 원활히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이런 전망이 모두 유동적이라는 것. 환율변동폭의 폐지로 향후 주가와 금리를 예측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게 채권담당자들의 얘기다. 자금시장의 경우 11조3천억원의 특융자금이 언제 풀리느냐가 관건. 당장은 기대심리로 고금리인 가운데 일부 거래가 이뤄지고 있지만 이날까지 금융권에 지원된 특융자금은 투신사 5백억원이 전부. 한은 관계자는 『현재 금융권으로부터 자금신청을 받고 있지만 투신사의 경우 보유중인 국공채를 연 23.54%에 팔 수 없다며 버티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외국인들도 지난 12일 채권시장 개방이후 지금까지 1백22억2천만원어치를 사는데 그쳤다. 또 이번주에만 모두 1조2백20억원어치의 회사채가 발행될 예정이어서 당분간 금리는 연 22∼23%선에서 오락가락할 전망. 주가는 대선 이후 부실금융기관 정리 및 재벌해체 등이 본격화되면 우량기업과 한계기업 사이에 양극화현상이 뚜렷해지며 종합주가지수 400선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증권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이강운·정경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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