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증권 투자자 두번 울렸다…한때 고객예탁금 반환거부

  • 입력 1997년 12월 9일 20시 25분


부도처리된 고려증권 직원들이 9일 신분보장 등을 요구하며 한때 고객의 예탁금 반환업무를 전면 거부, 투자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는 등 물의를 빚었다. 고려증권 직원들은 이날 서울 여의도 본사에 모여 △제삼자인수 적극 추진 △퇴직금 및 급여 상여 보장 △정부의 부실채권 인수 등을 요구하며 영업을 거부했다. 이날 오전 고려증권 본점에는 고객 1백여명이 예탁금을 찾거나 계좌를 다른 증권회사로 옮기러 왔다가 허탕치자 객장에 있던 직원들에게 거세게 항의하고 증권당국에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한 투자자는 『금융기관 직원들이 고객돈을 담보로 자신들의 요구를 내세울 수 있느냐』고 항의하면서 『돈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걱정하기도 했다. 증권감독원 대책반은 『고려증권측의 영업거부는 명백한 불법행위이므로 이에 대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고려증권 임원 등 간부들은 대부분 자리를 비우거나 연락이 두절됐으며 업무 중단사태에 관해 회사측 명의로 아무런 사과나 해명도 없었다. 고려증권 직원 및 지점 대표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업무중단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자 10일부터 업무를 재개하기로 했으며 전체 53개 영업점 가운데 일부 지점은 이날 오후 2시경부터 업무를 다시 시작했다. 증감원 대책반은 고려증권 직원들이 예탁금 반환 등을 계속 거부할 경우 다른 증권사 창구에서 예탁금을 인출하고 증권예탁원을 통해 계좌를 이체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조치를 검토하기로 했다. 8일 하루 동안 고려증권 고객들의 계좌이체 신청 5천5백건, 예탁금 인출 2천7백5건 등 총 8천2백5건이 처리됐다고 밝혔다. 고려증권 고객계좌 수는 44만개로 집계됐다. 〈정경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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