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통폐합시대 개막]「영역 허물기」 가속화 전망

  • 입력 1997년 11월 13일 19시 38분


당장 내년부터 금융시장의 「빅뱅(Big Bang)」이 예상된다. 특히 「금융영역간 벽허물기」를 뼈대로 하는 금융개혁법안의 국회통과가 성사될 경우 법 시행일인 내년 4월부터는 개혁법 아래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금융기관간 통폐합이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금융산업 구조조정은 △다양한 금융업무간의 벽허물기(겸업화) △부실금융기관의 인수합병(M&A)을 두 축으로 진행된다. [은행 망해도 예금자 보호] ▼은행과 종금사〓이번 개정법안에서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은 예금자보호법이다. 예금보험공사 증권감독원 보험감독원 신용관리기금 등으로 분산돼 있던 예금보험기구를 예금보험공사로 통합, 확대 개편했다. 특히 이 법 개정안에서 국유 부동산 및 유가증권 등 잡종재산을 예금보험공사에 무상으로 양허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은 금융산업 구조개편 과정에서 망하는 금융기관이 속출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금융기관이 망하더라도 예금자를 보호할 수 있는 탄탄한 장치와 재원을 마련해 둔 셈.아울러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도산위기에 처한 금융기관 또는 부실 금융기관을 인수하는 금융기관을 지원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복안이다. 내년에는 은행들이 자사의 건전성기준 기업감시체제 수수료체제를 국제적 표준에 근접시키는 노력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은행간 격차는 확연히 드러나게 되고 은행과 은행, 은행과 비은행간의 M&A나 전략적 제휴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종금사들은 주업무영역인 융통어음 할인시장에 은행권이 뛰어들고 증권사들의 기업어음(CP)취급이 허용됨에 따라 영업위축이 불가피하다. [증시침제 장기화땐 타격] ▼증권사와 증권시장〓최근 도산한 일본 산요증권의 사례가 한국 증권사에 시사하는 바 크다. 산요의 교훈은 거대 재벌 소속 금융기관이라도 계열사에 대한 부실채권(채무보증)으로 파산할 위험이 상존한다는 점. 전문가들은 주식거래 수수료의 자율화로 촉발된 증권사간 무한경쟁과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는 증시침체로 인한 수수료 수입의 격감이 한국 증권업계에도 빅뱅의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보험―투신 경쟁 본격화] ▼보험과 투신〓98년은 보험시장 자유화일정을 마무리 짓는 해. 특히 대기업의 생보업 참여가 허용되면서 부실생보사에 대한 인수 합병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보험사에 허용된 변액보험 상품이나 연기금신탁펀드를 통해 투신사와의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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