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채산성 사상 『최악』…88년이후 교역조건 최저

  • 입력 1997년 10월 10일 20시 27분


「수출가격 추락은 날개가 없다」. 수입가격 하락은 미미한 가운데 우리 상품의 수출가격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무역채산성이 사상 최악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중 순상품 교역조건지수는 72.8(95년〓100)로 현행 교역조건 계산방식이 도입된 88년 이후 가장 낮았다. 올들어 1∼8월 지수도 79에 그쳤다. 순상품 교역조건지수는 수출단가를 수입단가지수로 나눠 산출하는데 이 지수가 상승하면 교역조건이 좋아졌다는 것이고 낮아지면 교역조건이 악화된 것을 의미한다. 이 지수는 △88년 103.4 △92년 98.2 △94년 103.7 △95년 100.0 △96년 87.7 등으로 하향 추세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한은은 『최근 무역채산성을 나타내는 교역조건이 크게 악화된 것은 수출품가격이 수입품가격보다 더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8월중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제품 가격이 지난 95년에 비해 69%나 폭락하는 등 전체 수출단가는 평균 28.1% 떨어졌다. 반면 수입단가는 곡물(25.1%) 및 원유가격(15.6%)상승으로 평균 1.2% 하락하는데 그쳤다. 그만큼 우리 상품의 대외구매력이 크게 약화됐다는 뜻. 한은 관계자는 『수출물량 증가로 월중 무역수지가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수출가격이 더 떨어질 경우 무역적자 개선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강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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