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生-死」의 카운트다운…땅처분등 가시적 성과 보여야

  • 입력 1997년 8월 4일 22시 26분


채권금융단이 기아그룹에 대한 자금지원을 거부함에 따라 「기아호(號)」는 스스로 「연료」를 조달, 「거센 폭풍우」를 헤쳐가야 하게 됐다. 채권금융기관들은 앞으로 실시할 신용평가기관의 정밀실사에서 결과가 부정적일 때는 법정관리나 은행관리를 통해 제삼자 인수를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신용평가기관의 실사는 당장 자금흐름의 개선이 가능한지, 장기적으로는 경쟁력 확보가 가능한지를 따져보자는 것. 따라서 기아그룹은 두달내에 부동산 처분과 인건비 절감 등을 통해 부채 및 금융비용을 크게 줄이는 동시에 치열한 경쟁구조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 올해안에 1조1천억원어치의 부동산을 매각할 계획인 기아는 부동산매각 등 자구계획만 제대로 진행되면 회생력을 입증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기아에 앞서 진로 대농 등 부실기업이 내놓은 부동산이 이미 15조∼20조원 규모여서 공급과잉 상태다. 기아가 내놓은 매물이 계획대로 팔릴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기아그룹은 2일 현재까지 9백74억원어치의 부동산을 처분했다. 골프회원권과 업무용차량 등 기타자산 매각으로 2백48억원의 자금도 확보했다. 또 기아자동차가 지난달 특별할인판매한 차량대금 3천5백억원가량이 늦어도 이달 중순까지 들어온다. 기아자동차 노조와 사무직원들은 주머니를 털어 7백54억원을 회사에 빌려줬다. 기아는 이렇게 해서 운영자금을 조달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금융계에서는 종금사 등 제 2금융권이 기아의 진성어음과 수출환어음(D/A)에 대한 할인을 거부하면 기아가 얼마 못 버틸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기아는 오는 18일 세피아 후속모델인 세피아Ⅱ를 내놓는 한편 10월에는 회심작인 미니밴 KVⅡ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차는 지난 82년 기아를 회생시킨 봉고신화를 재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연말까지 모두 7종의 신차종을 출시, 경쟁력을 단숨에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이희성·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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