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李圭敏특파원] 최근 국내 기업들이 범세계적 경영구도아래 해외 직접투자에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미국에 대한 투자의 현주소와 해외투자의 바람직한 모습 등을 알아본다.
미국 상무부와 한국 관계기관의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미국에 대한 투자는 작년 상반기말 현재 35억8천만달러(잔존 투자기준)에 이른다.
지난 70년대 수백만달러에 불과했던 우리 기업들의 대미(對美)직접투자는 87년 처음으로 1억달러를 넘어섰고 95년에는 5억3천만달러에 달했으며 지난해에는 상반기중에만 10억4천만달러가 이뤄졌다.
품목도 처음에는 운수업이나 광업등에 머물렀으나 90년대 들어서는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는 전자와 무역쪽으로 확대됐다.
한편 미국의 한국에 대한 투자는 지난해 6월말 현재 총45억달러에 이르러 우리기업의 대미투자 보다는 아직도 규모가 큰 상황이다.
한국의 대미투자에 대해 연구해 온 뉴욕의 알파인 경제연구소는 한국기업들의 투자가 저임금을 이용해 생산비용을 절약하자는 차원이 아니고 첨단기술습득과 세계적으로 명성이 있는 톱브랜드를 활용하자는 취지에서 진행되고 있어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한국이 선진국에 투자를 함으로써 국내제품의 기술경쟁력이 동반상승하게 되고 이에 따라 국내 고용도 증가하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LG그룹의 제니스 인수나 삼성의 AST 인수가 지금 당장 그런 효과를 내고 있는지는 분명치 않다.
그러나 미국의 합병인수 전문가들은 한국의 일부기업들이 미국기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대상기업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할 능력이 부족해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최근 경제부흥에 힘입어 대미투자를 추진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은 우선 기업의 경영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기술배양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