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드레서’ 송승환 “‘선생님’ 역할서 ‘노먼’으로…전생에 머슴이었던듯 편안”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1월 5일 14시 32분


“227번째 리어왕인데, 첫 대사도 기억이 안 나는군.”

1942년 전쟁으로 공습이 이어지는 영국의 한 지방 극장. 수십 년간 셰익스피어 전문 극단을 이끌어 온 노배우 ‘선생님’은 무대를 앞두고 혼란에 빠진다. 공연이 임박했는데 대사도 제대로 기억 못하고 무대에 오를 힘마저 없어진다. 그런 그를 곁에서 수십 년간 보필해 온 드레서 ‘노먼’은 주변의 만류에도 공연을 포기 않으려 애쓰는데….

원작이 처음 공연된 영국 연극계에서 ‘연극에 바치는 가장 슬프고 아름다운 러브레터’라고 불린다는 극 ‘더 드레서’가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개막했다. 2020년 국내 초연한 이 연극은 배우 송승환(68)이 ‘선생님’ 역할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한 극이다. 이번엔 이 역할을 박근형, 정동환이 맡고 송승환은 선생님을 모시는 ‘노먼’ 역을 맡았다.

송승환은 개막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이번이 네 번째인데 뭔가 새로워야 한다는 고민 끝에 ‘노먼’을 하겠다고 생각했다”며 “내가 노먼이라면 선생님은 자연스럽게 박근형 정동환 선배님이 떠올랐고 두 분이 흔쾌히 승낙해 주셔서 이 프로덕션이 만들어졌다”고 했다. 송승환은 “선생님 역을 할 때는 막 소리를 지르고 그랬는데, 선생님을 모시는 노먼 역을 하니 이렇게 편할 수가 없다”며 “제가 전생에 머슴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박근형, 정동환, 송승환의 연기 경력만 합쳐도 187년에 이르는 극인 만큼 배우들의 노련한 연기를 감상하기 좋은 작품이다. “권위적이고 대범한 캐릭터인 선생님과 섬세하고 조용히 움직이는 ‘을 중의 을’ 노먼의 대조되는 성격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흥미로웠다”고 장유정 연출은 설명했다. 무대 뒤 백스테이지와 분장실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다 리어왕 무대로 변형되는 과정을 통해 갈등과 노력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인생을 돌아보게 한다. 3월 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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