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의 떨림, 청년의 망설임… 이 눈빛이 곧 서사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25일 01시 40분


‘오세이사’로 스크린 데뷔 추영우
日소설 원작… 전날 기억잃는 연인, “고등학교 첫사랑 기억 꺼내려 노력”
‘만약에 우리’ 첫 멜로 도전 구교환
특유의 소년미로 20대 역까지 소화… “‘은호와 연애하는 느낌’ 평 가장 기뻐”

《이른바 ‘멜로 가뭄 시대’에 오랜만에 한국 멜로 영화 두 편이 극장가를 찾아온다. 25일 개봉하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와 31일 선보이는 ‘만약에 우리’이다. 두 작품은 화제성과 흥행력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던 해외 영화가 원작이란 점도 공통점.

‘만약에 우리’는 중국 영화 ‘먼 훗날 우리’를, ‘오늘 밤…’은 동명 일본 영화를 리메이크했다. 멜로 작품에서 무엇보다 관객층의 몰입을 결정짓는 남자 주인공 캐스팅. 두 영화를 이끌어가는 ‘남주’들을 만나봤다.》


추영우는 “배우는 연출가의 소품이라고 생각한다”며 “제가 튀기보다 잘 어우러지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바이포엠스튜디오 제공
추영우는 “배우는 연출가의 소품이라고 생각한다”며 “제가 튀기보다 잘 어우러지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바이포엠스튜디오 제공
올해 주목받는 ‘라이징 스타’로 자리매김한 배우 추영우(26)는 ‘오늘 밤…’으로 첫 영화 주연까지 맡았다. 24일 서울 종로구 카페에서 만난 그는 “큰 스크린으로 제 모습을 본다는 게 너무 떨리고 설렌다”며 “어떤 것이든 좋으니 영화를 또 한 번 찍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는 매일 기억을 잃는 서윤(신시아)과 매일 그의 기억을 채워주는 재원(추영우)이 서로를 지키며 기억해가는 청춘 멜로다. 일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2022년 영화로도 제작돼 큰 인기를 끌었다.

원래부터 청춘물을 좋아했다는 추 배우는 “시나리오 받기 전부터 소설과 영화 모두 재밌게 봤다”며 “첫사랑을 잘 담아내 보고 싶은 마음과 김혜영 감독님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작품에 임했다”고 말했다.


“연기는 어느 정도 경험에서 나온다”던 추 배우. 그는 풋풋한 10대를 연기하기 위해 그 시절 자신처럼 바보같이 웃고, 일부러 말끝을 흐리기도 했다고 한다. 첫사랑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고백했다. 추 배우는 “고등학교 때 만났던 친구가 공부를 정말 잘해서, 그 격차를 좁히려고 열심히 했었다”며 “어떻게든 당시 기억들을 끄집어내려고 노력했다”고 떠올렸다.

추 배우는 올해 ‘옥씨부인전’ ‘중증외상센터’ ‘광장’ 등 다수 드라마에서 활약하며 데뷔 4년 만에 큰 관심을 받았다. 그는 칭찬과 관심에 대해 “동력이 되면서도 부담도 느낀다”고 했다.

“저 스스로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 적도 없고요. 다만 올해를 되돌아보면 후회 없이 열심히 한 것 같아 꽉 찬 1년이 된 것 같습니다.”

구교환은 “멀리 있는 배우처럼 느껴지지 않는 것을 추구한다”며 “주변에 있는 사람처럼 남고 싶다”고 말했다. 쇼박스 제공
구교환은 “멀리 있는 배우처럼 느껴지지 않는 것을 추구한다”며 “주변에 있는 사람처럼 남고 싶다”고 말했다. 쇼박스 제공
배우 구교환(43)은 ‘만약에 우리’로 데뷔 17년 만에 처음으로 멜로 영화에 도전했다. 뜨겁게 사랑했던 은호(구교환)와 정원(문가영)이 10년 만에 우연히 재회하며 기억을 헤집어보는 현실공감 연애 스토리다. 1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평은 ‘은호와 연애하는 느낌을 받았다’는 말”이라며 “배우로서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칭찬이었다”고 했다.

2020년 영화 ‘반도’로 상업영화에 데뷔한 구 배우는 영화 ‘모가디슈’, ‘탈주’, 넷플릭스 시리즈 ‘D.P.’ 등 주로 장르물에서 활약해왔다. 하지만 이번 작품으로 ‘숨은 멜로 장인’이란 별명을 얻을 정도로 절절한 연기를 보여준다. 구 배우는 “겸손이 아니라 정말로 가영 씨 덕”이라며 칭찬을 상대 배우에게 돌렸다.


“연기를 하다 보면 ‘아, 저 사람은 은호를 진짜처럼 만들어주고 있구나’ 하는 지점들이 있어요. 저와 가영 씨 둘 다 캐릭터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었기 때문 아닐까 싶어요.”

‘멜로퀸’ 문가영은 구교환을 “연기 천재”라고 불렀지만, 그는 “제 재능은 노력이다. 정정해 달라”며 웃었다. 이번 영화에서 그는 20대 역까지 소화했다. 자칫 무리일 수 있는 장면도 그의 천진함과 소년미가 설득력을 더한다. 구 배우는 “물리적 나이를 넘어 그 캐릭터 자체로 보이기 위해 애쓸 뿐”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연기를 하면서 어떤 배역을 만났을 때 자신감을 느껴본 적은 한 번도 없어요. 그래서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지만, 그 인물을 사랑하는 데에는 누구보다 자신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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