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아홉 살의 비둘기 구구. 망자를 저승으로 데려다주는 저승차사로, 자신의 일에 자부심이 가득하다. ‘최고의 저승차사’로 뽑힐 만큼 능력을 인정받고 있던 구구. 하지만 그에게도 약점이 있다. 바로 공감 능력 부족. 이별로 슬픔을 겪는 이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그의 까칠함 때문에 저승에 항의들이 쇄도한다. 그 벌로 이승에 내려가 이별로 슬퍼하는 아이들을 위로하라는 특별한 임무를 받게 된다.
난처해한 것도 잠시. 구구는 ‘구구옥’이란 공간을 만들고 고객을 기다린다. 그리고 얼마 뒤, 어린이 손님들이 구구옥의 문을 두드린다. 동생처럼 여기던 반려묘를 떠나보내고 슬퍼하는 아이, 위탁가정에서 함께 지내던 아기가 입양 간 뒤 그리워하는 어린이…. 여전히 공감 능력이 곳곳에서 막히지만, 어린이 손님의 말에 귀 기울이면서 구구는 때로는 누군가의 말을 정성껏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아픔이 옅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워 나간다.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방법을 어린이 눈높이에서 알려주는 이야기. 유머러스한 삽화가 읽는 재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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