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 화합시키려 꾸짖지만 잘안돼, 아전인수 해석할까 일갈도 조심스러워”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9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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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간담회
“엎어진 마애불 지하통로 관람 검토
‘K명상’ 개발해 내년에 보급할 것”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26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26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을 세우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지하에 통로를 만들어 관람객이 아래에서 쳐다보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우 스님은 총무원장 취임 1주년을 맞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26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스님은 “행정 절차와 기술적 문제 등 여러 제약 때문에 사업이 빠르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일단은 마애불을 바로 세우는 게 목적이지만,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면 지하 통로 관람 방식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7년 5월 경주 남산 기슭에서 엎어진 채로 발견된 경주 마애불(약 80t)은 지형적, 기술적 어려움과 파손 우려 탓에 지금까지도 일으켜 세우지 못하고 있다. 조계종은 ‘마애불 바로 모시기’를 올해 종책 사업으로 정해 추진 중이다.

진우 스님은 최근 정치권의 극한 대립에 대해 안타까움도 표시했다. 스님은 “정치인들이 많이 찾아오는데, 만날 때마다 화합시키려고 굉장히 꾸짖기도 하지만 잘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워낙 진영논리가 첨예하다 보니 종교 지도자로서 공개적으로 일갈하기도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며 “각자 아전인수로 해석해서 또 다른 논란이 발생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내년 상반기에 한국적 명상 프로그램인 ‘K명상’을 개발해 보급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진우 스님은 “우리 사회가 물질적으로는 풍요롭지만 불안감, 적대감 등 심리적 갈등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그 해소 방안으로 우리 정서에 맞는 ‘K명상’을 만들어 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계획안이 마련되면 템플스테이와 연계해 전국적인 명상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조계종 조직을 개편하기 위해 조계종 헌법에 해당하는 종헌과 종법도 이르면 내년 3월경 개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진우 스님은 “고통받는 국민에게 자비, 상생, 화쟁 등 불교 정신이 녹아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조계종 총무원장#진우스님#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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