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 표구 대가 故박주환 수집
기존 209점 이어 15점 추가 기증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서 전시중
한국화 표구 대가이자 동산방화랑 설립자인 동산 박주환(1929∼2020)은 1980년대부터 미술관을 만들기를 꿈꿨다. 서울 종로구 환기미술관 옆 조그마한 부지도 마련하고, 표구 연구소와 전시장을 조성할 구상도 했지만 사립미술관 운영이 만만치 않은 현실에 부딪혀 끝내 꿈을 실현하지 못했다.
결국 미술관에 담고자 했던 작품들은 서울 종로구 동산방화랑 6층 수장고에 줄곧 보관되었고, 아들 박우홍 대표(71)가 2021년, 2022년 두 번에 걸쳐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하면서 최근 관객을 만났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열리는 ‘동녘에서 거닐다: 동산 박주환 컬렉션 특별전’을 통해서다. 아버지가 남긴 작품 209점에 이어 최근 15점을 추가 기증하기로 한 박 대표를 13일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만났다.
그는 “수장고를 정리하다가 배접만 한 상태로 말려 있던 작품을 새로 발견해 기증하게 됐다”고 말했다. 노석 신영상(1935∼2017)과 1970년대 서울대 출신 여성 작가 3명의 그룹전인 ‘삼인행’에 출품됐던 작품 등이다. 추가 기증은 현재 심의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동산 박주환 컬렉션’으로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 작품은 한국화 154점, 회화 44점, 조각 6점, 판화 4점, 서예 1점이다. 여기에는 김규진(1868∼1933)부터 현대 미술가 유근택까지 한국화 주요 작가의 다양한 작품이 포함됐다. 전시에서는 동산이 1971년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한 청전 이상범의 ‘초동’을 포함해 90여 점을 선보인다.
박 대표는 군 복무를 마치고 대학 4학년이었던 1976년부터 동산방화랑에서 일했다. 그는 ‘군대 3년을 제외하고 40여 년을 아버지 밑에서 심부름한 입장’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말년에 편찮으실 때 ‘기증을 해도 활용이 안 되면 의미가 없지 않느냐’고 말씀하신 것이 기억난다”며 “그 말은 너무 부담 갖지 않고 작품을 팔아도 된다는 의미였다”고 했다. 그럼에도 아버지의 뜻을 지키고 싶었다는 그는 “다행히 미술관에서 화상으로서는 처음으로 기증을 받아줬고, 또 특별전까지 열게 돼 아버지께서 기뻐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2월 12일까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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