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보단 침묵, 지식보다는 감각…주명덕 사진전 ‘풍경, 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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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4월 4일 15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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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명덕 작가 개인전 ‘풍경, 저 너머’ 전시장 모습. (닻미술관 제공)
주명덕 작가 개인전 ‘풍경, 저 너머’ 전시장 모습. (닻미술관 제공)
경기 광주의 닻미술관은 오는 8일부터 6월18일까지 주명덕의 개인전 ‘풍경, 저 너머’(Beyond Landscape)를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2021년 같은 미술관의 기획전 ‘집’과 이어진다. 기록 사진으로 시작해 예술로서 사진의 확장을 보여주는 작가의 후반기 작업 중 ‘잃어버린 풍경’, ‘장미’, ‘사진 속의 추상’ 시리즈를 함께 엮었다.

서서히 빛을 잃어가는 순백의 장미와 하나로 만나지는 검은 풍경, 선명하고도 모호한 질감의 추상 사진이 함께 전시된다. 이것은 생기가 찾아온 봄과 그것들이 떠나버린 겨울 사이에 남겨진 허공을 향한 이야기다.

아직 눈이 남아있는 땅의 겨울나무는 ‘스스로 그러한’ 자연의 모습이다. 종이 위에 얹혀진 사각의 틀은 그림처럼 고요하고 투명하다.

개념과 논리의 구조로 표면을 채우는 현대 사진의 방식과는 거리가 있는, 그저 바라보고 또 보아도 말을 잃은 담백한 풍경뿐이다.

작은 디지털카메라로 찍어낸 단색의 추상 사진에도 어떤 의미가 담겨있지 않다. 빛이 닿았던 물질의 얇은 표면을 걷어내면 아무것도 없다.

그의 작품은 말보다는 침묵, 지식보다는 감각과 직관으로 다가가야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주명덕은 1940년 황해도에서 태어나 1947년 서울에 정착했다. 1966년 개최한 개인전이 큰 반향을 일으키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1968년 월간중앙에 입사해 기록 사진 세계를 구축했다.

한국 기록 사진의 전통을 통합하는 동시에 대상을 창조적으로 해석하며 현대적 의미를 확장한 그는 한국의 독보적인 1세대 사진 예술가로 평가받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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