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코호트 격리 무슨 뜻?…“외국어, 우리말로 바꿔야” 56%

  • 뉴시스
  • 입력 2020년 10월 9일 07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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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먼저] 제574돌 한글날
뉴시스-국립국어원 공동
'공공언어 쉬운 우리말 쓰기' 설문 조사
10명중 5명 '팬데믹' 인터넷 검색
학력 따라 코로나 용어 이해도 차이
국립국억원 대체어 선정 매주 발표
팬데믹→'세계적 감염', 코호트 격리→'동일 집단 격리'
'우리말로 바꾸는 정부 노력' 평가는 36% 그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세계를 휩쓸면서, 우리나라 국민이 감염병·의료 관련 전문용어를 접하는 빈도도 급격하게 늘었다. 하지만 어려운 영어나 한자어로 이뤄진 용어가 상당수라, 의사소통에 불편을 겪고 있다. 코로나19로 한글까지 병들고 있는 셈이다.

‘공감언론’ 뉴시스와 국립국어원이 9일 제 574돌 한글날을 맞아 ‘공공언어 쉬운 우리말 쓰기 조사’를 한 결과 우리 국민 둘 중에 한명(53%)은 코로나 19 관련 낱말의 의미를 알기 위해 개인적인 노력을 한 경우가 있다고 답했다.

◆대체 무슨 뜻…10명중 5명 ‘팬데믹’ 검색

지인에게 물어보거나, 인터넷 검색을 해본 낱말 중 빈도 수가 가장 높은 건 ‘팬데믹(pandemic)’(50.3%)(복수응답 1순위)이었다.

그리스어로 ‘pan’은 ‘모두’, ‘demic’은 ‘사람’을 가리킨다. 즉 팬데믹은 전염병이 세계적으로 전파돼 모든 사람이 감염된다는 걸 뜻한다. 영어 그 자체로도 상당히 어려운 낱말 측에 속한다. 국립국어원은 ‘(감염병) 세계적 유행’을 우리말 대체어로 선정했다.

코로나19 관련 영어·한자어 중 접촉 빈도가 가장 높은 낱말은 ‘비말’(70.7%)이었다. 이어 n차 감염(67.5%), 진단키트(63.6%), 언택트(60.3%), 팬데믹(58.4%), 포스트 코로나(47.1%),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45.6%), 코호트 격리(41.7%), 코로나 블루(40.4%), 위드 코로나 시대(35.4%), 안심스크린(34.5%) 순으로 나타났다.

영어·한자어 중 접촉빈도가 가장 높은 코로나19 관련 낱말은 진단키트(99.6%), n차감염(95.9%), 비말(95.8%),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95.3%), 팬데믹(89.6), 코호트 격리(86.9%), 코로나 블루(84.2%), 포스트 코로나(82.1%), 안심스크린(81.2%), 언택트(81.4%), 위드 코로나 시대(74.9%) 순이었다.

이해도가 가장 높은 낱말은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98.0%)과 n차감염(98.0%), 비말(97.6%)과 진단키트(97.6%), 팬데믹(97.2%), 언택트(96.1%), 안심스크린(95.2%), 코호트 격리(94.9%), 위드 코로나 시대(93.7%), 코로나 블루(93.3%), 포스트 코로나(92.7%) 차례였다.

학력에 따라 코로나19 관련 영어·한자어에 대한 이해도의 차이가 났다.

팬데믹의 경우 ‘들어본 적이 있고 의미를 알고 있다’라는 물음에 대학원 졸업(석사) 이상은 92.3%가 ‘그렇다’고 답한 반면, 최종학력중학교 졸업 이하에서 ‘그렇다’고 응답한 비율은 51.1%에 그쳤다.

대학교(4년제 이상)졸업의 86.2%, 전문대학(4년제 미만)졸업의 73.6%, 고등학교 졸업의 67%가 그렇다고 답해 학력이 높을수록 ‘팬데믹’ 낱말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

‘팬데믹’ ‘위드 코로나 시대’ ‘코호트 격리’처럼 국민에게 낯선 의료 쪽의 전문 용어를 좀 더 쉬운 말로 바꾸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글문화연대 이건범 대표는 “쉬운 우리말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국민의 알권리가 좌우된다. 외국어 능력이라는 것은 가려져 있는 차별이다. 드러나지 않는 차별을 거대하게 조장하는 거다. 공정한 것이 중요한데, 쉬운 우리말은 그 차별의 위험을 줄여준다”고 말했다.

이 차별을 줄이기 위해 세계적 K팝 아이돌도 나섰다. 한류 그룹 ‘몬스타엑스(MONSTA X)’의 셔누는 ‘한국 홍보전문가’인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와 전날 국어문화원연합회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한글날 맞이 ‘쉬운 우리말, 바른 우리말’ 캠페인 영상을 선보였다.

셔누는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소통해야 하는 공공언어의 특성과 어려운 용어로 인해 쉽게 그 뜻을 알지 못했던 코로나19와 관련된 용어들의 쉬운 우리말 대체어를 소개했다.

비말→침방울, 코호트 격리→동일 집단 격리, 드라이브 스루→승차 진료소,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유행, 진단 키트→진단 도구, 언택트→비대면 등이다.

◆ 안심스크린(44.0%) VS 안심 가림판…코로나 용어 우리말 선호 높아

뉴시스와 국립국어원 조사에서도 ‘드라이브 스루’ ‘진단키트’ ‘n차감염’ 등 코로나19 이전에 이미 일상에 익숙해진 단어가 포함된 낱말을 제외하고 코로나19 관련 용어에서 영어·한자어와 우리말 중에서 우리말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코로나19 관련 용어 중 영어·한자어와 우리말 선호도를 살펴보면 안심스크린(44.0%) VS 안심 가림판(56.0%), 코로나 블루 (44.3%) VS 코로나 우울(55.7%), 위드 코로나 시대(18.2%) VS 코로나 일상(81.8 %), 언택트(8.2%) VS 비대면(91.8%), 포스트 코로나(15.0%) VS 코로나 이후(85.0%), 팬데믹(25.8%) VS (감염병)세계적 유행(74.2%), 코호트 격리(28.8%) VS 동일 집단 격리(71.2%), 비말(46.5%) VS 침방울(53.5%)였다.

다만 진단키트(63.6%) VS 진단 도구(모음)(36.4 %),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59.5%) VS 승차·차량 이동형 진료(소)(40.5%), n차감염(54.3%) VS 줄감염·연쇄감염(45.7%) 등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외래어에 대한 선호도가 약간 더 높았다.

‘정부나 언론의 외국어 낱말 사용 인식’에 대해서도 ‘우리말로 바꿔 사용하는 것이 좋다’(55.9%)는 비율이 더 높았다. 반면 ‘외국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정부 노력 평가’에 대한 긍정 비율은 36.1%에 그쳐 좀 더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1~25일 전국의 만15세 이상 남녀 709명을 대상으로 했다.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서 표집오차는 ±3.7%포인트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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