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룩북’에 마스크가 안 보이네

박선희 기자 입력 2020-08-11 03:00수정 2020-08-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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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새로운 컬렉션서 ‘실종’
업계 “패션계 현실 외면” 지적
마스크를 쓴 모델이 등장한 베르사체 룩북. 이질감을 느끼지 않게 스타일링한 것으로 시판용은 아니다. 베르사체 제공
마스크는 일상에서 필수품이 됐지만 아직 주류 패션의 전면에 등장하기엔 이른 것일까.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패션브랜드들은 최근 온라인으로 2021년 봄여름 시즌 디지털 위크를 진행했다. 그런데 루이비통, 셀린 등 250개가 넘는 유수의 브랜드 가운데 패션모델들이 마스크를 쓰고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인 경우는 거의 없었다. 마스크는 현재 시대를 상징하는 가장 강력한 패션 아이콘이 됐음에도 2021년 새 컬렉션에서는 마스크가 마치 없는 것처럼 생략돼 있었던 것.

보그 등 해외 패션지에서는 “패션의 완성도에만 집착하다가 현실을 외면한 것이 아니냐”, “이보다 더 많은 브랜드가 마스크를 착용했어야 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패션 브랜드들이 완벽한 컬렉션을 선보이는 데만 집착했을 뿐, 정작 우리 시대가 처한 현실에 대한 사실적 반영과 고민은 없었다는 지적이다.

새로운 시즌의 신제품 룩북에서 모델들이 이례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등장한 건 베르사체와 라켈 알레그라 등 일부 브랜드뿐이었다. 베르사체는 룩북의 일부 이미지에서 모델들이 마스크나 페이스 커버를 착용하고 화보를 촬영했다. 모델들이 다양한 형태의 마스크를 썼지만 전체 착장의 완성도를 훼손하거나 이질감을 느끼지 않게 스타일링된 것이 눈길을 끈다. 베르사체 측은 일부 모델이 마스크를 쓴 이유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이 제품들은 시판용이 아니라 룩북을 위해 특수하게 제작된 비매품으로 알려졌다.

라켈 알레그라는 혹시 모를 바이러스에서 모델과 촬영팀을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룩북을 촬영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당분간 꺾이기 힘든 만큼, 마스크가 진짜 ‘패션의 일부’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디자이너 알레그라는 보그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모델 사진을 찍을 때 단순히 패션 이미지를 만드는 게 아니라 2020년의 삶을 상징하는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패션에서 때때로 판타지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어디에나 있는 마스크를 모델만 착용하지 않는 건 명백한 현실을 외면한 허상(illusion)의 주입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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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마스크#룩북#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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