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광수 사망… ‘즐거운 사라’ 출간 →외설 낙인·구속=마광수 죽이기 결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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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9월 5일 16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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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광수 사망… ‘즐거운 사라’ 출간 →외설 낙인·구속=마광수 죽이기 결정판/생전 마광수 전 교수.
마광수 사망… ‘즐거운 사라’ 출간 →외설 낙인·구속=마광수 죽이기 결정판/생전 마광수 전 교수.
‘야한 소설’의 대명사 마광수 전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5일 서울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66세.

촉망받는 시인이자 학자였던 마광수 전 교수는 1991년 성애소설 ‘즐거운 사라’ 출간을 둘러싼 논란으로 굴곡진 삶을 살았다. 시중에 풀렸던 책은 보름 만에 모두 수거됐다. 간행물윤리위원회가 여대생 제자와 성관계를 갖는 대학교수가 나오는 ‘즐거운 사라’에 대해 판매금지 처분을 내린 것.

마광수 전 교수는 이듬해 8월 우여곡절 끝에 개정판을 냈다. 하지만 파장은 더욱 커졌다. 그는 2개월 후 학교에서 강의를 하다가 검찰에 잡혀갔다.외설적이라는 게 이유. 그리고 구속됐다.
두 달 만에 풀려난 그는 3년간의 법정 공방을 벌였다. 하지만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 돼 학교에서 해고됐다.

1998년 국민의정부의 사면복권으로 복직했으나 2000년 재임용에 탈락하는 등 해직과 복직이 반복되는 고난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마광수 전 교수는 지독한 우울증을 앓았다고 한다.

마광수 전 교수는 2015년 3월 함께 살던 모친을 여의었고 지난해 학교에서도 정년퇴직했다. 그의 삶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는 두 축을 잃은 것.

경찰은 마광수 전 교수가 목을 맨 채 숨진 점을 미뤄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현장에서는 자신의 유산을 시신을 발견한 가족에게 넘긴다는 내용과 시신 처리를 그 가족에게 맡긴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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