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소연 개인전 모형을 모형처럼 보이려 애쓴 흔적 역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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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연 개인전 ‘어떤 풍경’

정소연 씨의 유채화 ‘Some Landscape 3’. 모형 사진을 콜라주한 이미지를 캔버스에 옮겼다. 이화익갤러리 제공
정소연 씨의 유채화 ‘Some Landscape 3’. 모형 사진을 콜라주한 이미지를 캔버스에 옮겼다. 이화익갤러리 제공
 실재하는 풍경의 이미지를 사진에 담은 뒤 작업실에 앉아 그것을 보며 고전적인 방식으로 그린 ‘풍경 회화’를 마주할 때 간혹 궁금해진다.

  ‘왜 굳이 다시 그림으로…?’

 사진을 보고 그린 그림과 현장에서 그리기 시작한 그림은 전혀 다르다. 12월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이화익갤러리에서 열리는 정소연 씨의 개인전 ‘어떤 풍경’은 적어도 ‘사진을 보고 그렸으면서 마치 사진을 보고 그리지 않은 것처럼 그린 그림’ 앞에서 느껴지는 이물감은 주지 않는다.

 정 씨가 유채 물감으로 캔버스에 옮긴 대상물은 건축물 또는 지형지물의 축소 모형이다. 그는 미술관이나 건물 로비 등 도시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모형을 카메라로 촬영해 수집한 뒤 인화된 이미지를 재조합해 그림으로 가공했다. 모든 그림이 ‘사진을 보고 그린 그림’임을 뚜렷이 드러낸다.

 24일 오후 전시실에서 만난 정 씨는 “실재하지 않는 가상 풍경, 또는 특정 지역을 표현한 의사(疑似) 풍경의 이미지를 회화로 재구성해 시각적 범위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자 의도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모든 건축 모형은 최대한 실물과 비슷하게 보이게끔 만들어진다. 실물이 아닌 모형을 그린 것임을 뚜렷이 밝히기 위해 공들여 묘사한 흔적이 주는 느낌이 묘하다. 02-730-7817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정소연#어떤 풍경#some landscape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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