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행위예술 작가 오를랑(69)의 회고전 ‘오를랑 테크노바디 1966∼2016’이 10월 2일까지 서울 종로구 성곡미술관에서 열린다.
실명을 공개하지 않는 이 작가는 “몸을 옷처럼 갈아입을 수 있기를 바란다”며 1990년 자신의 몸을 성형하는 수술실 상황을 위성 중계하는 퍼포먼스로 이름을 알렸다. 부분마취 수술 중 글을 낭독하거나 과일을 먹으며 의료진과 대화를 나누는 엽기적인 행위를 선보였다. 비너스의 턱, 모나리자의 이마 등 전통 회화에 묘사된 미녀의 얼굴을 조합한 그는 1993년 마지막 9번째 수술에서 관자놀이 윗부분에 두 개의 작은 혹을 이식받았다.
전시 개막을 맞아 한국을 찾은 그는 1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체에 가해지는 사회적, 정치적, 종교적 압력에 관한 질문을 던지기 위해 내 신체를 직접적인 예술 작업의 재료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수술 뒤 부작용을 겪거나 후회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수술 전 과정에서 치밀하게 위생을 유지해 조금의 고통도 느끼지 못했다. 오래전의 작업이지만 처음으로 몸을 변형시키는 예술적 문제 제기 행위를 실천했다는 데에 여전히 자부심을 느낀다”고 답했다.
더 이상 몸에 칼을 대기 어려워진 뒤부터 그는 디지털 이미지를 도구로 삼은 그래픽 작업에 치중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거리에 앉아서 자신의 키스를 판매했던 ‘예술가의 키스’ 퍼포먼스(1977년), 세포 동영상을 모자이크한 ‘익살광대의 망토’(2007년) 등 예전 작업을 기록한 영상 설치와 사진 작품을 선보인다. 02-737-7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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