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수술 퍼포먼스’ 괴짜작가와 엽기작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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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를랑 테크노바디 1966-2016’전

1991년 4번째 성형수술 실황 중계 퍼포먼스를 앞두고 과일을 먹고 있는 오를랑(오른쪽)을 촬영한 사진. 그는 “인터넷 기술이 발전하지 않았던 시기라 생중계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성곡미술관 제공
1991년 4번째 성형수술 실황 중계 퍼포먼스를 앞두고 과일을 먹고 있는 오를랑(오른쪽)을 촬영한 사진. 그는 “인터넷 기술이 발전하지 않았던 시기라 생중계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성곡미술관 제공
프랑스 행위예술 작가 오를랑(69)의 회고전 ‘오를랑 테크노바디 1966∼2016’이 10월 2일까지 서울 종로구 성곡미술관에서 열린다.

실명을 공개하지 않는 이 작가는 “몸을 옷처럼 갈아입을 수 있기를 바란다”며 1990년 자신의 몸을 성형하는 수술실 상황을 위성 중계하는 퍼포먼스로 이름을 알렸다. 부분마취 수술 중 글을 낭독하거나 과일을 먹으며 의료진과 대화를 나누는 엽기적인 행위를 선보였다. 비너스의 턱, 모나리자의 이마 등 전통 회화에 묘사된 미녀의 얼굴을 조합한 그는 1993년 마지막 9번째 수술에서 관자놀이 윗부분에 두 개의 작은 혹을 이식받았다.

전시 개막을 맞아 한국을 찾은 그는 1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체에 가해지는 사회적, 정치적, 종교적 압력에 관한 질문을 던지기 위해 내 신체를 직접적인 예술 작업의 재료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수술 뒤 부작용을 겪거나 후회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수술 전 과정에서 치밀하게 위생을 유지해 조금의 고통도 느끼지 못했다. 오래전의 작업이지만 처음으로 몸을 변형시키는 예술적 문제 제기 행위를 실천했다는 데에 여전히 자부심을 느낀다”고 답했다.

더 이상 몸에 칼을 대기 어려워진 뒤부터 그는 디지털 이미지를 도구로 삼은 그래픽 작업에 치중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거리에 앉아서 자신의 키스를 판매했던 ‘예술가의 키스’ 퍼포먼스(1977년), 세포 동영상을 모자이크한 ‘익살광대의 망토’(2007년) 등 예전 작업을 기록한 영상 설치와 사진 작품을 선보인다. 02-737-7650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성형수술 퍼포먼스#오를랑 테크노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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