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바다’와 ‘산’은 인어를 보고 첫눈에 반했대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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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와 사랑에 빠진 거인들/카타리나 소브럴 지음/변선희 정명숙 옮김/36쪽·1만2000원·아이위즈

포르투갈 남쪽 끝 바닷가에는 유명한 휴양지 알가르베 마을이 있습니다. 푸른 바다와 아름다운 바위들로 이루어진 풍경이 눈부신 곳입니다. 이곳 날씨는 1년 내내 평균 섭씨 26도를 유지한다고 해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여행 작가가 꼽은 ‘인생의 마지막 시간들을 보내고 싶은 곳’으로도 알려졌지요.

그중 로차 해변은 부드러운 모래와 호수 같은 바다가 아늑함을 더해준답니다. 이런 명소에는 당연히 따라다니는 전설이 있게 마련이지요. 근래에 포르투갈 그림책 작가들의 활약이 대단한데요. 카타리나 소브럴 역시 포르투갈 출신으로 자기 나라의 아름다운 명소에 담긴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들었습니다.

두 거인 ‘바다’와 ‘산’은 사이좋은 이웃으로 한 번도 화를 내거나 싸운 적이 없습니다. 어느 날 오랜 여행에 지친 인어 아가씨가 두 거인이 사는 곳으로 찾아와요. ‘바다’는 매혹적인 인어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사랑에 빠집니다. ‘산’도 역시 수정처럼 맑은 인어 목소리에 반해버렸어요.

인어를 사이에 두고 ‘산’과 ‘바다’는 큰 싸움을 벌입니다. 서로가 이곳의 주인이라며 화를 냈어요. 거친 싸움은 계속되었습니다. 인어가 말려보려 했지만 싸움은 점점 더 커졌지요. 아름다운 곳에 살고 싶었던 인어는 ‘산’도 ‘바다’도 고를 수 없어 그 경계에 머무르기로 합니다. 인어는 모래가 되고 말았어요. ‘산’과 ‘바다’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아름다운 모래 해변이었습니다.

머뭇거리지 않고 거침없는 색연필 선이 시원시원합니다. 원색들의 대비가 천진하고 무구한 느낌을 주면서 튀지 않고 조화로워요. 누구라도, 특히 아이들이라면 금세 따라 그리려 할 것 같은데요. 옛이야기를 들려주듯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으면 좋겠습니다.

김혜진 어린이도서평론가
#인어와 사랑에 빠진 거인들#카타리나 소브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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