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세상, 한바탕 웃어봅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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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지구를 지켜라’ 연출한 이지나씨

배우 캐스팅에 누구보다 깐깐하기로 유명한 이지나 연출가는 좋아하는
배우를 꼽아 달란 질문에 조정석과 리사를 꼽았다. 인간적인 매력이 넘치는
배우라는 이유에서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배우 캐스팅에 누구보다 깐깐하기로 유명한 이지나 연출가는 좋아하는 배우를 꼽아 달란 질문에 조정석과 리사를 꼽았다. 인간적인 매력이 넘치는 배우라는 이유에서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연출 경력 17년 차에 처음으로 도전하는 ‘병맛’ 블랙 코미디 작품이에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라카지’ ‘헤드윅’ ‘그리스’ ‘광화문 연가’ 등 많은 흥행 뮤지컬을 빚어낸 이지나 연출가(52)가 연극 ‘지구를 지켜라’로 돌아왔다.

9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막을 올린 ‘지구를 지켜라’는 2003년 장준환 감독이 연출하고 신하균 백윤식이 출연한 동명의 영화가 원작인 작품이다. 외계인으로부터 지구를 구하겠다는 ‘똘끼’로 뭉친 병구와 그에게 외계인으로 지목된 강만식의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13일 대학로에서 만난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키치(통속적 예술)하게’ 망가져보려 한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줄기차게 관객을 웃기고 싶다”고 했다. 실제로 작품은 2시간 가까운 공연 내내 ‘B급 코드’로 관객의 배꼽을 뺀다.

그에게 이번 작품은 도전이다. “스스로 망가지는 것에 대한 걱정이 있었어요. ‘내가 이렇게까지 병맛을 추구해도 되나’라고 고민이 되기도 했죠.”

웃기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던 이유는 뭘까. “어느 순간 주변을 돌아보니 다들 힘들어하는 세상이더라고요. 관객에게 웃음을 주는 작품을 하고 싶었어요.”

그는 공연계에서 스타 제조기로 불린다. 조승우 옥주현 조정석 김무열 차지연 같은 뮤지컬 스타들이 그의 작품을 거쳤다. 배우들이 먼저 그를 찾을 정도로, ‘배우를 빛나게 하는 연출가’로 통한다.

이번 연극에서 병구 역을 맡은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키(김기범·25)도 출연을 자처했다. “원래 병구 역은 배우 정원영과 이율을 더블 캐스팅하려 했어요. 그런데 기범이와 와인을 마시던 중 이 작품이 예정돼 있다고 하니 ‘너무 좋아하는 작품이다. 선생님 작품에 꼭 출연하고 싶다’고 말해 트리플 캐스팅으로 가게 됐어요.”

그는 올해 9월 ‘광화문 연가’ ‘서편제’의 뒤를 잇는 창작 뮤지컬을 연출한다. 배우 김준수와 박은태가 출연하는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다.

“‘도리안 그레이’는 작품성을 강조한 뮤지컬이죠. 준수, 은태는 모두 대중을 확실하게 끌 수 있는 배우잖아요. 이런 배우들과 함께 너무 대중적인 작품을 만들면 천박해요. 어둡지만 좋은 작품을 만들 겁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이지나#연극#지구를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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