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청계천 책방]시간의 속도를 늦추는 법 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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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에게 쫓기듯 허겁지겁 하루를 달려온 후 허탈감이 밀려드는가. 느리게 살고 싶다! 많은 이들이 간절히 소망하는 일이다. ‘여행의 기쁨: 느리게 걸을수록 세상은 커진다’(실뱅 테송 지음·어크로스)는 자동차, 기차 대신 두 다리와 말(馬)로 세상을 누빈 이야기를 담았다. 여행 작가인 저자는 히말라야에서 5000km 넘게 걷고 중앙아시아 초원에서는 말을 타고 3000km를 달린다. 느림이 속도에 가려진 사물의 모습을 드러내주기 때문이란다. 고비 사막을 지날 때는 몇 분이 몇 년 같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강조한다. ‘우리의 영혼이 시계에 맞서 힘겹게 이어가고 있는 달리기에서 벗어나려면 느릿느릿, 한 걸음 한 걸음 움직여 이동해야 한다.’ 시간이라는 말의 고삐를 당기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고삐를 당기겠다고 결심하는 순간, 삶의 거친 호흡이 잦아드는 길이 열릴 수 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여행의 기쁨#실뱅 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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