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9기 국수전… 분수령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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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세돌 9단 ● 이지현 5단
본선 4강 1국 7보(127∼140)

우상 패는 묘한 패다. 자체가 작지 않은 크기지만 꼭 이겨야 하는 패는 아니다. 패는 구실일 뿐 팻감을 쓰는 과정에서 손해 보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백 28이 바로 그런 수다. 지금 반상에서 제일 큰 곳은 참고도 백 1로 잇는 곳. 하지만 흑 2가 놓이면 ‘가’로 끊기는 수가 있어 백 3이 불가피하다. 흑 4로 패를 해소하면 흑이 좋은 형세. 그래서 백은 28을 두고 흑이 패를 해소하면 참고도 백 1로 이을 심산이다.

하지만 백의 속셈을 꿰뚫고 있는 흑도 패를 내버려 두고 29로 한 점을 잡는다. 패를 둘러싼 ‘밀당’이 점입가경이다.

흑 31의 팻감에 백이 A로 후퇴하면 약간 활용당한 꼴. 백 32 역시 팻감이 한두 개 더 나오더라도 손해 볼 수는 없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진행을 보더라도 패를 이기는 것보다 손해 보지 않는 게 더 중요한 건 분명한 상황. 흑은 맛좋게 흑 37로 패를 썼다. 당연히 38로 받을 수밖에 없는데 이때 이지현 5단이 흑 39로 패를 따내자 갑자기 이세돌 9단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이 9단은 급히 바둑돌을 집더니 불문곡직 백 40으로 나갔다. 흑은 뭐가 잘못된 것일까. 승부의 흐름이 바뀌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30 36=○, 33 39=27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제59기 국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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