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나비부인은 19세미만 관람금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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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7∼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담한 애정신-화려한 의상 눈길

지고지순한 사랑을 그린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이 ‘19금(禁) 버전’에 가깝게 찾아온다.

6월 7∼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될 한국오페라단의 ‘나비부인’에서 미국 해군 중위 핑커턴은 ‘나쁜 남자’로, 일본 게이샤 초초상은 원작소설에 가깝게 이국적인 것을 동경하다 성에 눈을 뜬 10대 소녀로 그려진다.

이번 공연은 이탈리아 로마오페라극장 연출가인 마우리치오 디마티아가 연출을 맡았다. 그는 2008, 2010년 베로나 야외극장에서 베르디 오페라 ‘아이다’를 연출했다. 디마티아는 등장인물을 심층 분석해 새로운 색깔로 재탄생시켰다. 일본 소녀와의 결혼을 순간의 재밋거리로 여기는 핑커턴은 즉흥적인 성격에 행동이 활달하고 농담을 즐기는 껄렁껄렁한 인물로 설정했다. 초초상과 핑커턴의 결혼식 때 동료 병사들이 우르르 몰려와 초초상의 친구들을 희롱하고 장난을 거는 장면도 있다.

가난 때문에 게이샤가 된 초초상은 원작 소설에서 15세에 불과하다. 먼 나라인 미국을 동경했기에 푸른 눈에 노란 머리를 가진 핑커턴을 운명의 남자로 받아들였다. 초초상의 친구들은 긴 생머리를 늘어뜨리고, 미군들을 신기해하는 어린 소녀다. 아직 성숙하지 않은 10대 소녀의 심정을 세세하게 포착했다.

무대에서 초초상과 핑커턴은 대담한 애정 신을 소화한다. 게이샤의 의상은 허벅지가 드러날 정도로 깊게 파였다. 한국오페라단은 자매 오페라단인 일본의 후지와라오페라단에서 의상 130벌을 가져왔다. 결혼식 때 초초상이 입는 무게 30kg의 화려한 의상은 제작비가 2000만 원이 넘게 들었다. 박기현 한국오페라단 단장은 “19금 버전이라고 할 정도로 파격적인 애정 신과 의상이 등장한다”면서 “워낙 새로운 연출이다 보니 한국 성악가들이 낯설어하고 있다”고 전했다.

‘나비부인’이 오래도록 큰 인기를 누리는 비결은 주옥같은 노래 때문이다.

초초상 역을 맡은 중국계 소프라노 슈잉리(사진)는 뉴욕시티오페라단에서 했던 이 역할로 에미상을 수상했다. 이탈리아 소프라노 넬랴 크라프첸코가 그와 번갈아 무대에 선다. 핑커턴 역은 테너 박현재와 이승묵이 동반 발탁됐다. 초초상의 하녀인 스즈키는 메조소프라노 양송미, 최승현이 맡았다. 1만∼23만 원. 02-587-1950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나비부인#푸치니#마우리치오 디마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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