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공감 Harmony]수십 년째 명목 잇는 ‘레트로 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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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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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초월하는 디자인-성능으로 ‘불멸의 사랑’ 꿈꾼다

지포 라이터와 리바이스 501 청바지, 옆구리가 파인 유리병에 담긴 코카콜라의 공통점은? 바로 오랜 시간 동안 변하지 않는 모습으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최신 모델이 쏟아진다. 이런 신차의 홍수 속에서 세월이 흘러도 꾸준히 사랑받는 자동차들이 있다. 시대를 초월한 디자인과 성능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일명 ‘레트로 카(과거 출시된 초기 모델의 콘셉트와 디자인을 유지한 차)’다. 많은 레트로카들은 지금도 브랜드의 상징으로 자리 잡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시대를 초월한 미니


독일 BMW그룹의 소형차 브랜드 ‘미니’는 세기를 초월한 자동차다. 미니의 최초 모델은 1959년 영국의 자동차업체 브리티시모터코퍼레이션(BMC)이 시판한 ‘오스틴 미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불경기를 맞아 작고 실용적인 차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만들었다.

미니는 엔진을 기존 세로배치에서 가로배치로 전환해 차체 길이를 줄이면서도 실내 공간은 키웠다. 저렴한 차를 목표로 개발됐지만 동급 경쟁차종을 압도하는 성능과 세련된 디자인으로 유럽인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또한 1960년대 모즈룩(현대적인 감각의 패션 스타일)의 상징이기도 했다. BMC는 이후 1968년 브리티시리랜드, 1986년 로버로 사명을 바꿔가며 미니를 생산하다가 1994년 BMW에 인수됐다.

미니는 장년층에게는 향수를, 젊은층에게는 복고적인 매력을 주며 오늘날까지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은발의 신사에게 어울릴만한 모델로는 고급차의 대명사인 롤스로이스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미니 굿우드’(6250만 원)를 꼽을 수 있다.


불멸의 디자인, 비틀


독일 폴크스바겐의 상징과도 같은 차 ‘비틀’의 최초 모델은 1938년 출시됐다. 개발 목표는 ‘누구나 탈 수 있는 차’였다. 지금까지 비틀의 누적 판매량은 2250만 대에 이른다. 정식 명칭은 ‘타입 원’이었지만 ‘벌레(Bug)’라는 애칭이 더욱 널리 쓰였다. 딱정벌레 형태의 특이한 외관은 실내 적재공간을 늘리고 주행 중 공기의 저항을 줄이기 위해 디자인됐다.

폴크스바겐은 1998년 비틀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뉴 비틀’을 출시했다. 60년 만의 후속 모델로 특유의 외관을 유지하면서 곡선을 강조해 세련미를 더했다. 현대·기아자동차 디자인 총괄인 피터 슈라이어 사장이 폴크스바겐그룹에 재직할 때 이 차의 디자인에 참여한 것은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에는 3세대인 ‘더 비틀’(3630만 원)이 출시됐다. 기존 모델에 비해 날렵한 외관으로 남성성을 강조했으며 L당 15.4km라는 높은 연료소비효율을 자랑한다.


미국 ‘머슬카’의 상징, 콜벳


14일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개막한 ‘2013 북미 국제오토쇼(NAIAS)’에서는 아메리칸 머슬카(대배기량의 미국식 스포츠카)를 추종하는 이들이 환호할 만한 신차가 등장했다. 제너럴모터스(GM)의 대표 스포츠카 ‘쉐보레 콜벳’의 7세대 모델, ‘올 뉴 콜벳 스팅레이’가 그 주인공이다.

콜벳은 1953년 최초 모델이 나온 후 미국 스포츠카의 자존심을 대변하는 자동차로 자리 잡았다. 화려한 외관과 대형 엔진, 일반 승용차의 2배가 넘는 가격으로 화제가 됐다. 2차 대전 종전 후 실용성을 강조한 작은 차가 대세를 이뤘던 유럽과 달리, 호황을 누렸던 미국의 시대상을 보여주는 상징이기도 하다.

출시 60주년을 맞아 새로 개발된 콜벳 스팅레이는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가오리(스팅레이)’란 애칭을 얻었던 1963년형 2세대 콜벳의 계보를 잇는 모델이다. 최고출력 450마력의 6.2L급 8기통 엔진을 장착했으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4초 이내다. 국내 출시계획은 미정이며 한국GM은 현재 이전 모델인 6세대 콜벳(8562만 원)을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이 밖에도 오랜 시간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모델로는 다음 달 한국 시장에 출시되는 이탈리아 피아트의 소형차 ‘500’, 험로 주행에 강점을 보이는 메르세데스벤츠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클래스’ 등이 있다. 이 차량들의 공통점은 ‘변하지 않는 고유의 가치’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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