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보에서 백○로 한 줄 내려선 것은 끝내기로 이득을 보자는 것이다. 홍기표 4단은 흑 123으로 무심코 내려섰다. 너무도 당연해 보이는 수였지만 패착으로 지목됐다. 이런 수가 패착이라니 바둑은 정말 어렵다.
흑 123은 참고 1도처럼 흑 1로 이어야 했다. 백 2로 받을 때, 흑 3으로 두면 흑이 우세한 형세. 백으로서는 4부터 패를 내는 수단은 있지만, 흑 15까지 한 수 늘어진 패라 흑의 부담이 없는 모습.
허영호 9단은 백 124로 끊었다. 흑 127, 129가 불가피하고 급기야 백 134까지 선수가 됐다. 흑 135의 보강이 불가피할 때 백은 마지막 남은 요처 백 136으로 손을 돌린다. 모두 흑 123이 부른 비극이다. 백은 136으로 사실상 역전에 성공했다.
흑은 137, 141로 귀에서 사는 수단을 남겨 두는가 싶더니 흑 143으로 그냥 귀를 헌납한다. 참고 2도처럼 흑 1부터 5까지 살면 어떻게 될까. 백 6, 8로 1선을 밀고 들어가면 흑의 응수가 어렵다. 흑 9로 막으면 귀가 다시 패가 되어 곤란. 백 144로 젖혀두는 걸로 귀는 잡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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