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국수 탈환’ 꿈은 사라지고…

  • 동아일보

8강전 18세 박정환에 불계패
강동윤, 강유택 꺾고 4강

차세대 선두주자로 주목받는 랭킹 3위 박정환 9단이 26일 국수전 8강전에서 이창호 9단을 만나 승리했다. 한때 슬럼프에 빠졌던 박 9단이 이날 바둑 승리로 상승세를 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차세대 선두주자로 주목받는 랭킹 3위 박정환 9단이 26일 국수전 8강전에서 이창호 9단을 만나 승리했다. 한때 슬럼프에 빠졌던 박 9단이 이날 바둑 승리로 상승세를 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두 천재 기사 이창호 9단(36)과 박정환 9단(18)이 오랜만에 만났다. 기아자동차가 후원하는 제55기 국수전 8강전에서다. 14세에 최연소 타이틀을 따낸 이창호와 최단기간 9단 승단기록(17세 11개월)을 가진 천재 소년기사 박정환의 만남답게 관심을 끌었다. 둘은 6번 만나 박정환이 4승 2패로 우세.

한때 바둑계를 주름잡다 지금은 무관에다 랭킹 8위로 떨어진 이창호나 차세대 선두주자로 기대를 한 몸에 받다가 올해 7연패의 늪에 빠졌던 박정환으로서는 서로 질 수 없는 바둑이다.

26일 서울 한국기원에서 열린 대국에서 돌을 가린 결과 박정환이 백을 쥐었다. 초반은 평범하게 진행되는 듯했으나 중반에 접어들면서 모양을 키우는 바둑으로 흘러갔다. 서로 상대방의 집이 부담스러웠는지 이창호가 먼저 백진에 뛰어들었고, 박정환도 우변 흑진에 뛰어들면서 집을 깨는 바둑이 됐다. 우변에 뛰어든 백이 겨우 두 눈을 내면서 살아가는 동안 흑은 강한 세력을 쌓으면서 우세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창호는 막판에 좌하변 귀에 침투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박정환이 백 불계승으로 4강에 선착했다.

올해 처음으로 국수전 본선에 오른 박정환은 강적 이창호에게 승리함으로써 상승세를 예고하고 있다.

같은 날 진행된 강동윤 9단과 강유택 4단의 대국에서는 이 대회 본선에 처음으로 진출한 강동윤이 백 불계승으로 4강에 합류했다.

8강전 나머지 2판은 27일 열린다. 특히 입단동기인 이세돌 9단과 조한승 9단 간의 대국이 빅게임. 랭킹 1위에 5관왕인 이세돌과 37승 7패(승률 84%)로 다승·승률 2관왕인 조한승 간의 대국이 관심을 끌고 있다. 허영호 9단과 원성진 9단 간의 대국은 랭킹 4위와 6위 간의 격돌인 데다 전력도 8승 6패(허영호 기준)로 비슷한 상황.

4강전은 다음 달 30일 열린다. 국수전 타이틀 보유자는 최철한 9단.

윤양섭 전문기자 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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