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경림을 에워싼 조연, 앙상블은 그야말로 완벽했다. 정동화(최근 ‘나쁜자석’으로 연극 나들이를 했다)의 노래와 춤은 갈수록 날이 선다는 느낌. 페니의 김자경은 여전히 런닝머신 위를 달리는 듯한 에너지를 발산했다. 개그맨 출신 문천식의 뚱뚱한 중년여인 변신에도 한 표.
고등학교 시절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했다가 방송에 발을 들여놓게 된 박경림의 인생 자체가 트레이시의 전형이다. 작달만한 키, 크고 각진 얼굴에 꽉 막힌 목소리지만 밑도 끝도 없는 자신감을 지녔다는 점도 그대로다.
박경림의 트레이시 연기가 지극히 자연스럽게 느껴졌던 비밀이 여기에 있다. 과연 묻고 싶다. 당신은 자신의 인생을 살면서 연기를 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