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팬텀씨]뮤지컬 출연 강아지 선발-연습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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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2일 03시 00분


-강아지가 출연하는 뮤지컬이 곧 개막한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강아지 배우’를 선발하고 연습을 시키는지 궁금합니다. (김현령·32·서울 양천구 신월동)

A: 귀여움-상황판단력 살펴… 배우와 살면서 호흡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14일∼2010년 3월 14일·코엑스아티움)와 ‘오즈의 마법사’(12월 16∼28일·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진짜’ 강아지가 출연합니다.

‘금발…’에는 주인공 엘 우즈의 강아지인 치와와 브루저(사진), 우즈의 친구 폴렌의 강아지인 불도그 루퍼스가 나옵니다. 제작사인 PMC프러덕션은 올해 KBS2 드라마 ‘결혼 못하는 남자’에 ‘상구’로 출연했던 치와와 ‘고돌이’를 캐스팅했습니다. 불도그 ‘땡칠이’는 ‘고돌이’와 같은 훈련소 출신으로 이번 무대가 처음입니다. 경력배우 ‘고돌이’의 5개월간 출연료는 1000만 원 선이랍니다.

‘오즈…’에는 도로시의 강아지 토토가 등장하는데요, 원작은 케언테리어 종이지만 서울시뮤지컬단은 9월 말 공개오디션을 통해 요크셔테리어 ‘토토즈’와 ‘베키’를 더블 캐스팅했습니다. 외모가 적당히 귀여운가, 주인과 떨어져 낯선 사람들과 잘 있는가, 큰 음향이나 강한 조명, 관객의 박수소리에 놀라지 않는가, 무대에서 용변을 보지 않을 만큼 상황 판단력이 있는가 등을 살폈습니다.

6일 서울 중구 신당동에 있는 ‘금발…’ 연습실을 찾았습니다. 2시간 넘게 이어지는 전막 연습이 있는 날이었죠. 강아지 두 마리는 연습을 지켜보며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도입 부분에서 우즈(김지우)의 친구 마고(양수연)가 “브루저!”하고 부르자 치와와가 그에게 달려가 얼굴을 쳐다보고는 금세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배우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마고가 “엘은 어디 갔니?” “백화점 갔다고?”라는 대사를 하는 동안 브루저가 그 앞에 서 있어야 하거든요. 브로드웨이 판에서는 마고의 질문에 강아지가 “멍!” 하고 대답을 해준답니다.

‘고돌이’가 브루저라는 이름을 익히기까지는 1개월 정도 걸렸답니다. 계속 그 이름을 부르고 쳐다보면 ‘상’으로 간식을 주죠. 마고 역을 맡은 양수연 씨는 요즘 아예 브루저와 함께 삽니다. 강아지가 그와 가장 친해져야 하기 때문에 다른 배우들은 브루저에게 ‘접근 금지’입니다. 브루저의 밥도 양 씨가 챙기고 있지요.

강아지들은 낯선 환경과 소음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때문에 전막 연습에만 참가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이동식 강아지 집에 들어가서 쉬도록 한답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연극 뮤지컬 무용 클래식 등을 보다가 궁금한 게 있으면 팬텀(phantom@donga.com)에게 e메일을 보내주세요. 친절한 팬텀씨가 대답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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