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빛바랜 50년전 가야금 악보 꺼내 연습”

  • 입력 2009년 10월 15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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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용씨 5년만에 독주회
27일 국립국악원 우면당서

“반세기 동안 간직해온 빛바랜 악보를 펼쳐 연습하고 있죠. 감회가 새롭습니다.”

국악방송 이사장이면서 중요무형문화재 23호 가야금산조 전수교육조교인 윤미용 씨(63·사진)가 5년 만에 가야금 독주회를 연다. 27일 오후 7시 반 국립국악원 우면당. 1959년 국립국악원 부설 국악사양성소에 입학해 정악의 대가 김영윤 선생(1911∼1972)에게서 배웠던 정악 가야금의 전통 주법을 펼쳐내는 무대다.

연주곡은 정악인 평조회상(平調會相)과 이상규 작곡의 초연곡인 ‘봉황금’. 평조회상 연주를 위해 50년 전 국악사양성소 시절 사용한, 갱지에 ‘등사기’로 복사한 교재를 꺼내들었다. 색깔이 누렇게 변했고 삭은 부분이 만질 때마다 떨어져나가지만 스승이 교정해 준 가락과 수법을 연필로 표시해둔 부분을 볼 때마다 어제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김영윤 선생님이 가르치신 가야금 정악은 덜하지도 더하지도 않은 ‘지나침 없는 농현(弄絃·왼손으로 음을 끌어올리거나 내리는 기법)’이 특징입니다. 정갈하고 아정(雅正)하다는 점에서 ‘정악’의 본디 뜻과도 가깝죠. 오늘날 다른 성격의 연주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그 차이를 연주 해설지에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그는 1983년부터 국립국악고 교장을, 이어 1999년부터 4년 동안 국립국악원장을 지내 ‘국악행정가’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큰 조직에서 일하면서도 가야금을 손에서 놓은 적이 없다는 그는 문화부(현재의 문화체육관광부)를 설득해 1992년 국립국악고 교사를 서울 송파구 포이동으로 이전한 일과 국립국악원장 재직 시절 남도국악원, 부산국악원, 국악방송을 설립한 일을 보람으로 꼽았다. 공연 티켓은 8000원(24세 이하, 경로자·장애인과 보호자 4000원). 02-580-3300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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