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테네시 윌리엄스 ‘2중주’

  • 입력 2009년 8월 28일 02시 59분


미국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1911∼1983)의 대표작 두 편이 9월 2∼27일 나란히 서울 종로구 대학로 무대에 오른다. 대학로 문화공간 엘림홀에서 공연되는 극단 성좌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와 대학로 아름다운 극장에서 공연되는 극단 원형무대의 ‘유리동물원’이다.

극단 성좌는 창립 40주년 기념공연 및 지난해 9월 8일 향년 76세로 별세한 권오일 전 대표 추모공연으로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준비해 왔다. 그의 딸로 고인의 뒤를 이어 대표를 맡은 연극연출가 권은아 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올해 성좌의 명작시리즈로 이 작품을 무대에 올릴 계획을 세워 놓으셨다”고 말했다. 극단 원형무대는 2007년부터 매년 ‘유리동물원’을 무대에 올려왔다.

두 작품은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와 더불어 윌리엄스의 대표작이다. ‘유리동물원’은 그의 자전적 삶이 녹아있는 작품. 과거에 젖어 사는 아만다와 한쪽 다리가 불구이고 유리동물을 수집하며 환상에 빠져 사는 로라. 그런 모녀와 정체된 삶에서 벗어나려는 아들 톰의 관점을 통해 냉혹한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해 환상에 젖어 사는 중산층의 절망을 그려냈다.

원형무대의 이번 공연은 윌리엄스의 문체에 숨은 시적 상징성을 무대와 연기로 표출하는 데 주력했다. 소라 껍데기를 닮은 나선형 무대는 환상 속으로 응축되려는 로라의 심리를 형상화한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윌리엄스에게 첫 퓰리처상 수상의 영예를 안겨준 작품이다. 명문가 출신이지만 하층민으로 전락한 여주인공 블랑슈와 그녀의 허위의식을 참지 못하는 육체노동자 스탠리의 갈등을 그려냈다.

권은아 대표는 “리얼리즘에 충실한 아버지의 연출 스타일을 계승하면서 등장인물들을 우리 주변에서 숨 쉬고 있는 인물처럼 그려내려 했다”고 말했다. 블랑슈 역에 탤런트 허윤정 씨와 연극배우 지미리, 장설하 씨를 캐스팅하고 스탠리 역에도 탤런트 김정균 씨와 정의갑 씨를 더블 캐스팅해 다양한 연기색깔의 조합을 꾀했다. 각 2만5000원.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