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릉에 깃든 ‘스토리텔링’ 개발로 관람객 유치”

입력 2009-07-01 02:57수정 2009-09-22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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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릉 세계문화유산 등재 앞장선 이건무 문화재청장

“조선왕릉에 앞서 세계문화유산이 된 창덕궁을 포함한 조선 궁궐, 종묘, 왕릉을 잇는 탐방 코스와 스토리텔링을 개발할 계획입니다.”

지난달 27일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조선왕릉이 세계문화유산에 올랐다. 이 자리에 참석했다가 귀국한 이건무 문화재청장을 30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집무실에서 만났다.

이 청장은 “세계가 인정한, 500년 역사가 응축된 조선왕릉의 가치를 관람객에게 쉽고 흥미롭게 소개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현재 조선왕릉의 안내문은 왕릉에 묻힌 왕과 왕비를 소개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세계유산위원회도 등재 결정문에서 조선왕릉에 대한 깊이 있는 설명을 제공하는 관람 안내 체계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이 청장은 “조선 왕실의 생활 문화 공간인 창덕궁과 제례 공간인 종묘, 사후 세계인 왕릉이 모두 세계문화유산이 된 만큼 세 유산을 묶어 살아 숨쉬는 조선의 역사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조선왕릉을 평가하기 위해 방한한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실사단도 단종 능 장릉(강원 영월군)에 얽힌 비운의 이야기에 관심을 보였다. 이 청장은 지난해 3월 청장 취임 이후 조선왕릉 40기를 모두 답사하면서 ‘이런 문화재가 등재되지 않으면 다른 어떤 유산이 세계문화유산이 되겠는가’라며 감탄했다고 한다. “서양사람 눈에는 제례가 특히 인상적이었다고 합니다. 조상에 대한 후손의 효를 보여주는, 서양에는 없는 전통이니까요.”

하지만 지난해 중국 황릉을 전공한 중국 학자가 실사팀으로 오는 바람에 걱정도 많았다. 조선왕릉이 황릉의 영향을 받았다며 깔볼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 청장은 “그 학자가 일주일 동안 40기 전체를 보는 강행군을 한 뒤 왕릉의 조성 철학을 극찬해 마음이 놓였다”고 밝혔다.

원형이 훼손된 일부 조선왕릉의 복원도 과제다. 이번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독일 드레스덴의 엘베 계곡이 대형 교각 건설로 훼손됐다며 세계문화유산에서 제외됐다. 이 청장은 “제외 결정은 처음이며 개발과 세계유산 등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국가를 배려하지 않겠다는 유네스코의 경고”라고 해석했다.

이 청장은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이 해당 지역의 문화재를 세계유산에 등재 신청하려고 하는데 등재에 필요한 조건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전략과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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