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박진희 “스무살땐 첫사랑 위해 별짓 다했죠 하하”

  • 입력 2008년 11월 21일 03시 08분


영화 ‘달콤한 거짓말’ 주인공 박진희

교통사고로 10년 짝사랑과의 재회, 거짓 기억상실, 마법 같은 로맨스….

영화 ‘달콤한 거짓말’의 주요 모티브다.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박진희(30·사진) 씨는 결말을 쉽게 알 수 있는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라는 말에 “여자가 기억상실증에 걸린 척하는 콘셉트는 처음”이라고 말하며 ‘하하’ 웃었다. 웃음소리가 호탕했다.

그는 이 작품의 주연 지호 역을 맡았다. 고교 시절부터 짝사랑해온 민호(이기우)의 차에 치인 뒤 기억상실증에 걸린 척하며 로맨스를 만드는 데 성공하는 여자다. 박 씨는 “다가오면 별짓을 다하게 되는 것이 짝사랑”이라며 “지금 생각해 보면 나도 스무 살에 만난 첫사랑을 위해 서투르고 거칠게 표현을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호는 민호의 사랑을 얻는 데 성공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자기 옆을 지켜온 죽마고우 동식(조한선)의 마음을 알고 고민하게 된다.

박 씨는 “이 상황이 내 처지라면 민호를 선택할 것 같지는 않다. 사랑은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오랫동안 지내본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반응”이라고 말했다.

그는 데뷔 초기에는 섹시한 이미지로 화제를 모았지만 최근 드라마 ‘돌아와요 순애 씨’ ‘쩐의 전쟁’ 등을 통해 억척스러우면서도 밝은 캐릭터를 주로 선보였다.

“부잣집 딸이나 세련된 커리어우먼 역에 어울리지 않는 외모라서 그런 역을 못해봤지만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어 더 좋았다. 일반 사람들에게서 더 풍부하고 좋은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 뭔가 ‘큰 것’을 날리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지금까지 이미지의 변화 과정은 만족스럽다.”

그는 인터뷰 내내 15평 남짓한 가게 안 모든 손님에게 들릴 만큼 큰 목소리로 말했다.

“연기가 좋았다” 등 호평 섞인 기자의 질문에는 오른팔을 가슴에 대고 허리를 살짝 굽히는 정중한 인사를 잊지 않았다.

‘여고괴담’에서 전교 1등 역으로 데뷔한 그는 이제 10년차 배우가 됐다.

그는 “10년차가 되고 나이가 서른 고개를 넘으니 선택의 기로에 선 것 같다. 배우로서 거듭나려면 한 꺼풀 벗어야 하는 것을 알겠는데 벗고 나면 그 이전의 나로 돌아가기가 어려울 것 같다. 훌륭한 배우로 가야 하나, 인간 박진희로 자연스럽게 살아야 하나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고교 시절 성적이 좋지 않았다는 그는 뒤늦게 공부에 흥미를 느껴 연세대 행정대학원 사회복지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모두 A학점을 받는 모범생이라며 웃는다.

“잘해서가 아니라, 결석 한 번 안 하고 과제나 시험도 꼬박꼬박 치르니까 교수님들이 가상하게 봐 주시는 거죠.” 12월 18일 개봉. 전체 관람 가.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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