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법위의 행정지도’가 일본 망쳐

  • 입력 2008년 11월 15일 03시 00분


◇ 일본이 선진국이라는 거짓말/스기타 사토시 지음·양영철 옮김/264쪽·1만3000원·말글빛냄

일본 오비히로축산대에서 민주주의를 가르치는 저자는 일본은 선진국이 아니라 개발도상국에 가까우며 분야에 따라서는 오히려 후진국이라고 강하게 비판한다.

정치 행정 사법 교육 남녀평등 사회보장 노동 환경문제 등 전 분야에서 낙제점을 준 저자는 특히 부정부패와 담합 등으로 얼룩진 일본의 정치 행태를 지적한다. 그중에서도 ‘법에 의하지 않은 행정 구조’, 즉 행정지도(行政指導) 관행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한다. 관료가 법적 절차 없이 지도, 조언, 권고 등으로 정책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행정지도다.

이런 관행이 관료에게 과도한 권력을 부여하면서 낙하산 인사, 기업 로비의 온상이 됐다는 것이다. 또 저자는 일본의 정치인들이 실적이나 정책을 알리기는커녕 그저 자신의 이름만 외쳐댄다고 일갈한다.

저자는 일본의 청소년을 가혹한 수험 생활로 몰아붙이는 입시 제도, 학벌만 중시하는 교육 제도, 정부 지출에서 교육 예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1.8%에 불과한 현실, 급격히 늘어나는 산재 사고, 지구 온난화에 아랑곳없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지 않는 정책 등을 근거로 일본이 후진국이라고 말한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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