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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6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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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업 마인드 갖춘 인력들
미디어통합 앞두고 역할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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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TV(IPTV) 등장과 케이블TV 업체 대형화 등 미디어 시장의 지각변동을 앞두고 삼성그룹이 배출한 콘텐츠 분야 인맥(人脈)이 각광을 받고 있다.
삼성은 1995년 삼성전자, 삼성물산, 제일기획, 스타맥스의 엔터테인먼트 부문을 떼어내 문화콘텐츠 사업 계열사로 삼성영상사업단을 만들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해체됐지만 문화콘텐츠를 산업화하기 위해 대기업이 자본과 전략을 투입한 국내 첫 시도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5일 미디어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가 대형 미디어그룹 탄생을 목표로 미디어 시장 활성화 정책을 펴면서 콘텐츠업계의 요직에 있는 삼성영상사업단 출신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삼성영상사업단 출신인 김성용 SK브로드밴드미디어 콘텐츠본부장은 SK브로드밴드(옛 하나로텔레콤)에 IPTV 콘텐츠를 공급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콘텐츠 공급은 IPTV 활성화의 최대 과제로 꼽힌다.
국내 음악 콘텐츠계를 대표하는 박광원 엠넷미디어 대표이사, 방효선 CJ미디어 영업본부장, 김문연 중앙방송 대표도 삼성영상사업단 출신이다.
영화업계의 대표적 인물은 롯데엔터테인먼트에서 영화사업 부문을 총괄하는 최건용 상무로 삼성영상사업단 시절부터 영화 제작 및 마케팅, 외화 수입 등을 맡아 왔다. 한국 영화 ‘비트’와 외화 ‘레옹’, 왕자웨이(王家衛) 감독과 공동 제작한 ‘해피투게더’ 등이 삼성영상사업단 시절 그의 대표작이다.
김민기 화인웍스 대표, 최완 아이엠픽쳐스 대표, 김주성 CJ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역시 삼성영상사업단 출신이다.
공연계에서는 뮤지컬 ‘록키호러쇼’와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 등을 기획 제작한 최호 루트원 대표가 삼성영상사업단 출신이다. 그는 “공연은 비즈니스가 아닌 예술로만 여겨지던 분위기 속에서 사업단은 공연을 음반 및 비디오 등으로 상품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김희철 충무아트홀 공연기획부장, 박용호 뮤지컬해븐 대표, 김향란 뮤지컬파크 대표, 김병석 CJ엔터테인먼트 공연사업본부장, 이성훈 CJ엔터테인먼트 기획제작팀장 등은 삼성영상사업단 시절부터 이어온 그의 공연계 인맥이다.
삼성영상사업단 출신들은 “사업단은 최초로 문화콘텐츠를 사업 아이템으로 인식했다”며 “당시 사업단이 길러낸 인력과 해외 업체들의 교류는 국내 각 콘텐츠 업계의 밑바탕”이라고 말한다.
서태건 전 삼성영상사업단 전략기획팀장은 현재 한국게임산업진흥원 산업문화본부장을 맡아 국산 게임의 해외 진출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사업단의 체계적인 시스템 속에서 영화, 음악, 방송, 멀티미디어 등 콘텐츠 전 분야를 섭렵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문화를 산업적으로 이해하는 마인드를 배웠다”고 말했다.
최근 음악과 방송프로그램 등을 제작해 케이블, 인터넷, 통신업체 등에 공급하는 콘텐츠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삼성 사단’의 영향력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