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겨레 뜻 모아 애국혼 기린다… 윤봉길 의사 탄생 100주년

  • 입력 2008년 6월 2일 03시 01분


《‘장부출가생불환(丈夫出家生不還).’ ‘사내대장부는 집을 나가 뜻을 이루기 전에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뜻. 매헌(梅軒) 윤봉길(1908∼1932) 의사가 남긴 어록 가운데 첫손에 꼽히는 말이다. 윤 의사는 1932년 4월 29일 중국 상하이 훙커우 공원(현 루쉰 공원)에서 폭탄을 던졌다. 상하이 일본 거류민단장 가와바타 사다쓰구가 즉사했고 상하이파견군 사령관 시라카와 요시노리 대장은 치명상을 입은 뒤 한 달이 못돼 목숨을 잃었다. 제3함대 사령관 노무라 기치사부로 중장은 오른쪽 눈을, 중국 주재 일본공사 시게미쓰 마모루는 오른쪽 다리를 잃었다. 윤 의사는 현장에서 체포된 뒤 같은 해 12월 19일 일본 가나자와에서 총살당했다. 올해는 윤 의사가 태어난 지 100주년. 그의 업적과 생애를 기리는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된다. ‘매헌 윤봉길 의사 탄신 100주년 기념사업회’(회장 김학준 동아일보 회장)는 동아일보 후원으로 윤 의사 탄생일인 21일을 전후해 기념학술대회, 공연, 전시회 등을 연다.》

▽애국정신을 기리는 행사들=3일 ‘매헌 윤봉길’ 평전이 한국과 중국에서 각각 한국어, 중국어로 동시 발간된다. 한국에선 20일 오후 5시 반 서울 서초구 양재동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출판기념회가 열린다. 평전은 일본어, 영어로도 번역돼 각각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 출간될 예정이다.

18일에는 중국 상하이 사회과학원에서 한국 중국 일본 학자 300여 명이 참가하는 국제학술회의가 열린다. 주제는 ‘윤봉길 의사의 항일의거와 동북아의 평화 공존’. 이 학술회의에선 △윤 의사의 항일투쟁과 한중 상호작용 △한중 문학예술 속의 항일투쟁과 윤 의사 △1930년대 한중 항일투쟁과 한중 합작 △오늘날 동북아의 평화 공존 등의 세부 주제를 놓고 참가자들이 발표와 토론을 진행한다.

18∼21일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선 독립에 관한 서적을 전시 판매하고 19∼22일에는 기념관과 양재동 시민의 숲 일대에서 윤 의사의 생애와 활동을 알리는 사진 및 자료 전시회가 열린다.

탄생일인 21일 오전 11시 기념관 광장에서 열리는 기념식에는 이명박 대통령,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이 영상으로 축사를 할 예정이다. 이어 낮 12시에는 광장에서 국악 한마당이 열린다. 22일에는 양재동 시민의 숲에서 글짓기, 그림 그리기 등 청소년 문화제가 개최된다.

▽윤 의사와 동아일보=윤 의사와 동아일보의 인연은 각별하다. 동아일보는 윤 의사가 의거를 결행한 그날 호외를 발행해 “훙커우 공원에서 폭탄을 터뜨린 사람은 25세 조선인 윤봉길”이라고 보도했다.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사업회의 채정석 사무국장은 “일제의 언론 통제가 심하던 당시, 동아일보의 보도가 없었더라면 그 사실이 국내에 알려지지 않았을지 모른다”면서 “동아일보가 보도했기 때문에 친일 언론인 매일신보도 뒤늦게 윤 의사 의거 사실을 보도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동아일보는 윤 의사의 업적을 기리는 사업에도 앞장섰다. 1986년 ‘윤 의사 의거 55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가 결성됐을 때 당시 동아일보 사장이던 일민 김상만 선생이 위원장을 맡아 기념관 건립기금 모금 운동을 이끌었다. 1988년 12월 1일 건립된 지금의 기념관은 그 성금으로 세워진 것이다.

동아일보는 2003년 윤 의사의 생애를 다룬 창극 ‘청년시대’를 후원했고 지난해에는 의거 75주년을 기념해 △기념음악회 △매헌문화제 △항일유적 국토 순례 등의 행사를 열었다. 2002년에는 윤 의사가 총살되는 최후의 장면을 담은 사진과 당시 상황을 기록한 극비문서 내용을 국내에 최초로 알리기도 했다. 행사 문의 02-578-3388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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