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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12일 02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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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배자는 참으로 위대하고 당당하다. 전쟁을 할 때는 아무리 거대한 정복사업도 그에게는 작게 보인다. 영광과 정복을 위해서는 휴식을 취하지도 않고 피로나 위험을 느끼지도 않는다. 그는 병사들에게 인기가 높으며 그의 밑에는 최고의 부하들이 있다. 여기에 행운이 겹치면 누구도 그를 막을 수 없다.”
피렌체의 외교사절로 로마를 방문한 마키아벨리가 누군가를 만난 뒤 1502년 6월 29일 쓴 보고용 편지의 일부다. 그가 만난 ‘지배자’는 당시 교황군의 총사령관이던 체사레 보르자(1475∼1507)였다. 마키아벨리는 후일 ‘군주론’을 쓸 때 보르자를 모델로 삼았다.
이 책은 보르자의 삶을 다룬 전기다. 그에 대한 평가는 당대에도, 후대에도 크게 엇갈린다. 마키아벨리는 그의 정치적 감각, 과감한 실천력, 용기와 자신감, 냉철한 판단력 등을 들어 그를 이상적 군주의 전형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의 사람들은 그를 살인, 강간, 약탈, 반역 등의 죄를 저지른 ‘악의 화신’으로 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