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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3월 29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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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초 중국학 연구자들이 서울 신촌에 모여 중국의 그림 신문을 함께 보기 시작했다. 1884년부터 15년간 총 528호가 발행된 ‘점석재화보(點石齋畵報)’라는 신문이었다. 그림에는 인력거와 극장, 다관(茶館), 기방, 신발가게 같은 당시의 풍속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고 그림에 대한 이야기도 곁들여져 있었다.
이 그림 신문을 통해 근대 중국인들의 삶을 시각적으로 확인한 저자들은 책을 쓰기로 뜻을 모았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게 이 책이다. 부제는 ‘화보와 사진으로 읽는 중국 근대의 기원’. 8명의 저자는 근대 중국의 법률문화, 교육, 공연오락문화 등 주제별로 나눠서 다양한 화보와 함께 근대 중국의 풍경을 소개했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당대의 평범한 사람들. 근대 중국의 사상과 제도에 치중한 다른 책들과 차별되는 특징이다.
당시 중국은 밀려들어 오는 서구 문물로 큰 변화를 겪고 있었다. 이 책은 외국인 거주지역인 조계(租界)에 비해 낙후된 자신들의 문물을 보며 스스로를 되돌아본 지식인들, 교육제도의 변화로 인해 달라진 문화에 적응하거나 혹은 저항해야 했던 학생 등 혼돈기 중국인들의 일상과 생각을 관찰했다.
이 책이 주목하는 중국 근대의 일상 가운데 하나는 ‘인력거꾼들의 이야기’다. 인력거의 등장은 사람들이 도보로 느리게 이동하는 것 대신 빠르게 이동하는 것을 원했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근대 중국이 서양의 ‘속도’를 일상에 받아들였다는 점을 상징한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