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맞은 극장가…철 지난 영화 재개봉 붐

  • 입력 2007년 12월 3일 15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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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의 극심한 침체로 불황을 겪고 있는 극장가에 리바이벌 붐이 일고 있다.

눈에 띄는 신작이 별로 없는 불황기의 극장가가 과거에 이미 개봉했던 영화의 간판을 다시 내거는 '추억 마케팅'으로 활로를 찾고 있는 것.

지난달 23일부터 서울 시내 마지막 단관극장인 드림시네마의 마지막 상영작으로 20년 만에 다시 선보인 '더티 댄싱'은 지난달 29일부터는 CGV압구정에서도 재상영되고 있다.

1988년 개봉될 당시 젊은이들의 꿈과 사랑을 열정적인 춤으로 표현해내면서 큰 인기를 끌었던 '더티 댄싱'은 중년 관객에게는 아스라한 추억을 되새기게 하고 젊은 관객에게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CGV는 설명했다.

입장료가 20년 전 개봉 당시와 같은 3500원으로 여느 신작영화의 반 값밖에 안된다는 것도 관객의 구미를 끌어당기는 요인이다.

올해 6월 말 개봉해 전국 740만 관객을 동원하며 외화 최고 흥행기록을 세운 할리우드 로봇액션 블록버스터 '트랜스포머'도 10월11일부터 한 달여간 전국 CGV 주요관에서 IMAX DMR(Digital Remastering) 버전으로 재개봉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첫 개봉 당시 '트랜스포머'를 관람하지 못했던 관객은 물론 이미 본 관객도 더욱 진보된 기술력으로 영화를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기회였기 때문에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CGV는 또 여름 성수기인 7월25일 개봉했던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따뚜이'를 11월1~14일 전국 10개관에서 재개봉해 재미를 봤으며, 'SF 영화의 전설'로 일컬어지는 1993년작 '블레이드 러너'도 7일 CGV압구정에서 재상영할 계획을 세우는 등 다양한 리바이벌을 기획하고 있다.

영화 전문가들은 유통업계 등에서 즐겨쓰는 마케팅 기법인 '추억 마케팅'을 극장가가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은 관객의 눈길을 끌 만한 신작이 없는 시기에 극장을 놀려두기보다는 과거 반응이 좋았던 영화를 저렴한 가격에 재상영하는 것이 수익성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CGV 관계자는 "볼 만한 신작이 많으면 굳이 철 지난 영화를 재개봉할 이유가 없겠지만 요즘처럼 볼 만한 신작이 별로 없는 불황기에는 어쭙잖은 신작을 상영하는 것보다 반응이 좋았던 기개봉 영화를 재개봉하는 것이 오히려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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