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277>察見淵魚者不祥, 智料隱匿者有殃

  • 입력 2007년 10월 25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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察(찰)은 자세히 살피다 또는 밝게 분별하다의 뜻으로, 察見(찰견)은 살펴서 분별한다는 뜻이다. 淵(연)은 못 또는 깊다는 뜻이다. 者(자)는 사람만이 아니라 사실 자체를 가리키기도 한다. 시간 또는 이유나 목적을 가리키는 경우도 있다. 祥(상)은 祥瑞(상서)롭다 또는 福(복)의 뜻이다. 智(지)는 슬기나 지혜 또는 꾀를 뜻한다.

料(료)는 원래 되로 잰다는 뜻으로, 헤아리다 또는 예측한다는 의미가 있다. 材料(재료)나 식량의 뜻도 있다. 智料(지료)는 꾀로 예측한다는 의미이다. 隱(은)과 匿(닉)은 모두 숨다 또는 숨기다의 뜻이다. 隱匿(은닉)은 숨겨 감춘다는 뜻으로, 여기서는 숨기는 비밀을 의미한다. 殃(앙)은 災殃(재앙) 또는 해친다는 뜻이다.

깊은 못 속의 물고기를 환히 볼 수 있다면 욕심이 생겨 깊은 못의 위험을 잊기 쉽다. 또 남에게는 강력한 경쟁대상이 되고 시샘의 대상이 되어 해를 당할 수 있다. 남의 비밀을 꿰뚫어 추측해 알아낼 수 있다면 남과의 정상적인 관계가 어려워지고 나아가 남에게 위협을 가하게 되어 제거의 대상이 될 수 있다. 晉(진)나라에 사람의 미간만 보고도 도둑인지 여부를 분별할 줄 아는 이가 있었다. 임금은 그를 도둑 소탕에 이용하려 했으나 그는 도둑에게 살해되고 말았다. 능력을 옳은 일에 사용하려 했는데도 말이다.

남이 못 보는 것을 볼 줄 알고, 남이 숨기는 것을 알아채는 것은 남다른 능력이다. 그러나 능력이 초래할 수 있는 여러 방면의 결과를 예측할 줄 알아야 한다. 남다른 능력은 누군가를 위협하거나 누군가의 시샘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그 능력에 잠복해 있는 재앙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列子(열자)’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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