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금은 악기가 아니라 제 친구이자 연인이에요"

  • 입력 2007년 3월 27일 16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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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금은 악기가 아니라 가장 소중한 제 친구이자 연인이에요."

해금연주가 꽃별(27·본명 이꽃별)의 목소리는 해금의 고음처럼 카랑카랑했다. 그녀는 팝, 재즈, 뉴에이지 등 다양한 장르의 곡을 연주해 '신세대 퓨전국악인'으로 불린다. 2002년 일본 6개 지역에서 순회공연을 갖고 양국에서 음반을 동시발매하며 '국악계의 보아'라는 수식어도 따라붙는다.

"한국 사람이 한국 전통악기를 연주하는 게 이례적이고 신기할 정도로 국악과 대중이 멀어졌어요. 그 간격을 친숙하고 대중성 있는 퓨전국악을 통해 좁히고 싶습니다."

꽃별은 해금의 매력을 "헝클어진 머리와 편한 옷차림이지만 앙칼짐을 숨긴 여자"라고 묘사했다. 소박해 보이지만 가슴 속 깊은 곳을 파고드는 힘이 있다는 설명이다.

"바이올린의 투명하고 매끄러운 소리와 달리, 해금은 거칠죠. 하지만 연주할수록 감정표현에 솔직한 악기라는 느낌이 들어요."

그녀는 초등학교를 다닐 때 오페라 가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지만 국악관현악단의 공연을 보고 진로를 바꿨다. 국립 국악중학교에서 해금을 배우기 시작하며 일찍부터 퓨전국악에 눈을 떴다.

"왜 해금을 하냐는 소리를 듣고 자존심 상할 때가 많았어요. 바이올린이나 가야금보다 더 큰 매력이 있는 악기라는 걸 연주를 통해 알리고 싶습니다."

꽃별은 해금과 자신의 공통점을 "밝지만 아픔이 있는 것"이라며 "사랑에 빠지면 연주도 경쾌해지고 실연하면 어두운 소리가 난다"고 말했다. 다음달 두 번째 콘서트를 앞두고 그녀는 최근 인도와 네팔로 여행을 다녀왔다.

"천사 같은 사람들의 얼굴과 아름다운 대자연의 풍경을 이번 공연에 담으려고 합니다. 가난하지만 넉넉한 그곳의 삶을 해금으로 들려 드릴게요."

4월 15일 오후 6시 LG아트센터. 3만~6만원. 02-324-3814

남원상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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