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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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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시인 500명과 화가·서예가 200명이 참여해 500점의 시화를 선보이는 국내 최대 규모의 시화전. 최남선을 비롯해 주요한 김소월 한용운 윤동주 등 작고 시인과 김남조 고은 신경림 이시영 정희성 정진규 씨 등 원로·중진 시인, 황병승 김민정 김이듬 씨 등 ‘미래파’로 불리는 젊은 시인들까지 현대시사 100년을 아우르는 시인들이 참가했다. 문인화의 대가인 박종회 화백과 전각가 고암 정병례 씨, 판화가 홍재연 씨 등이 시 작품에 그림을 얹었다.
‘풀이 눕는다/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김수영의 시 ‘풀’을 정 씨가 돌에 새기고 한지에 찍었다. 손에 머리를 괸 김수영의 사진은 잘 알려져 있다(사진). 이 사진을 옮긴 시화는 다소 신경질적으로 보였던 사진 속 모습과 달리 차분하게 생각에 잠긴 얼굴이다. 정 씨가 포착한 시인의 다른 얼굴이기도 하다.
‘태고부터 오늘까지/살기 위해 피 말린 이들의/진홍 염색 알갱이를/얼마나 많이/구름 속에 물과 얼음으로 반죽하여/선홍 몸 빛깔/저리 입었을고.’(김남조 ‘노을2’)
이 시에 더한 박종회 화백의 불타는 듯한 노을 그림도 멋스럽다. 고은 시인의 시 ‘사랑’에 이부재 씨가 그린 다정한 촛불 두 개, 송수권 시인의 ‘시골길 또는 술통’에 이상태 씨가 그린 자전거 위 흔들거리는 술통…. 아름다운 시편과 썩 잘 어울리는 그림을 보는 즐거움이 크다. 02-302-3144, 3194∼5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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