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도서관 재직했던 양기백 씨 ‘개념어 사전’ 펴내

  • 입력 2007년 1월 23일 02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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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부터 1995년까지 45년 동안 미국 의회도서관 한국문헌과에 재직했던 양기백(88·사진) 박사의 독특한 개념어사전 ‘국가와 문화와 국학이란 뭘까요’(선인)가 출간됐다.

저자가 미 의회도서관에서 찾아내 정리해 둔 19, 20세기 한국 관련 도서의 한국 관련 지식을 가나다순으로 풀어냈다. 원래 2005년 출간됐다 사장된 ‘량기백 산고’(전 6권)의 제3권을 보완해서 별도의 책으로 다시 펴낸 것이다. 저자의 기억과 체험이 함께 녹아 있는 이 책을 저자는 서지백과학(bibliopedics) 또는 서지백과사전(bibliopedia)이라 이름 붙였다.

일제강점기 한국에서 태어나 자랐고 미국에서 생애의 대부분을 보낸 덕분에 한국어, 일본어, 영어에 모두 능통한 저자는 서양-일본-한국으로 이식된 근대개념의 뿌리를 주체적으로 재구성했다. 예를 들어 국가 항목에선 망국의 설움으로 내셔널리즘을 국가주의가 아닌 민족주의로 수용한 한국적 특수성을 이야기하면서 ‘국가주의의 홍역을 거쳐야 성숙한 국민이 될 수 있다’는 보편적 시각도 놓치지 않는다.

저자는 익숙한 대로 국민을 ‘궁민’처럼 소리 나는 대로 적었고, 평소 소신대로 주격 조사와 목적격 조사를 일부러 붙이지 않았지만 읽는 데 큰 불편은 없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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