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디자이너 런던을 홀리다…유럽패션지 정혁서-배승연씨 소개

  • 입력 2006년 11월 22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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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을 패션잡지 ‘보그’ 영국판을 비롯해 유럽의 유명 패션지에는 캐주얼 브랜드 ‘스티브 요니 스튜디오(Steve Yoni Studio)’가 일제히 소개됐다.

‘스티브’와 ‘요니’라는 29세 동갑내기 디자이너가 영국에서 새로 선보인 브랜드였다.

유럽 일간지에는 패션계의 명문 학교인 영국 런던의 센트럴세인트마틴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벨기에의 유명 패션쇼인 ‘패션 위크’에서 대상을 받은 스티브가 비중 있게 다뤄졌다.

영국 고급 브랜드 ‘키사’의 수석 디자이너로 9월 런던 컬렉션에서 성공적으로 데뷔한 요니의 활동도 함께 소개됐다.

이들은 영국에서 차세대 디자이너로 인정받고 있는 한국인 정혁서, 배승연 씨.

두 사람은 한국에서 나고 자란 ‘토종(土種) 한국인’이다. 정 씨는 일본에서 패션을 공부한 할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배 씨는 뮤지컬 배우의 꿈을 꾸다 1996년 한성대 의상학과에 입학했다. 그리고 대학 재학 중 연인이 돼 졸업 후 2003년과 2004년에 각각 영국으로 건너갔다.

이들은 “패션을 할 거라면 패션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제대로 출발해 세계시장을 공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정착한 곳은 런던.

클래식한 전통과 개성 있는 흑인 스타일의 ‘펑키’한 요소가 공존하는 도시가 좋았다고 한다. 이들이 내놓은 브랜드도 현지에서 기본에 충실한 디자인을 하면서도 개성이 강한 옷으로 통한다.

한국 디자이너로서 영국 현지에서 자신의 브랜드를 내걸고 사업을 하는 것은 처음.

톡톡 튀는 이들의 옷은 7월 영캐주얼 전문 박람회인 ‘브레드 앤드 버터(Bread and Butter)’와 9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 최대 패션 박람회 ‘후즈 넥스트(Who's Next)’에서도 좋은 반응을 거뒀다.

내년 2월에는 영국의 대표적인 패스트 패션(Fast Fashion) 브랜드 톱숍(Top Shop)에 자신들의 이름을 건 옷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들은 20일 삼성패션디자인펀드(SFDF)의 지원 대상자로 뽑혔다. SFDF는 제일모직이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 출신 유망 디자이너를 찾아내 최장 5년간 연간 10만 달러(약 1억 원)를 후원하는 프로젝트.

정 씨는 “재정적인 문제에 구애받지 않고 창작 활동에 전념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삼성의 지원을 받는다는 사실이 영국 현지 언론들을 통해 소개되면서 브랜드가 더 알려졌다”고 말했다.

내년 2월 자신들의 브랜드로 런던 컬렉션에 본격적으로 데뷔할 이들은 “유럽은 물론 세계무대에서 정상급 디자이너로 올라서고 싶다”며 “한국 패션을 세계 시장에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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