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미야베 추리소설의 백미… ‘모방범’

  • 입력 2006년 8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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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범/미야베 미유키 지음·양억관 옮김/전 3권·각 권 530∼550쪽/각 권 1만2000원·문학동네

미야베 미유키는 국내엔 낯선 이름이지만 일본에선 ‘추리소설의 여왕’으로 불리는 인기 작가. 일본에서 280만 부가 팔린 소설 ‘모방범’은 그의 작품 중에서도 백미로 꼽힌다.

분량부터 압도적이다. 원고지 6000장, 추리소설인지 대하소설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다. 추리소설은 범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적의식 때문에 중간에 이런저런 얘기가 끼어들면 산만해지기 쉽다. 그러나 ‘모방범’은 하나의 목적을 향해 많은 얘기를 대단히 집중력 있게 끌고 간다.

도쿄의 한 공원에서 여자의 오른팔과 핸드백이 발견된다. 젊은 여성들을 납치해 살해하고 피해자 가족을 전화로 농락하며 방송국에 연락해 범죄를 자랑하는 범인. 여기에다 목격자의 어두운 과거, 희생자 가족의 숨겨진 사연 등이 얽히면서 얘기는 더욱 긴박해진다. 인물 간 관계 묘사가 워낙 치밀해서 범인 잡는 추리소설이 아니라 범죄가 소재인 본격소설처럼 느껴진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작가의 관심은 범인을 찾아내는 게 아니다”라고 평했을 정도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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