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TV컴백한 이성재 “액션보다 멜로가 더 힘들어요”

  • 입력 2006년 7월 20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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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천국보다 낯선’으로 8년 만에 TV에 복귀한 이성재. 그는 “캐나다에서 오랜만에 드라마를 촬영하는 게 힘들어 볼살이 빠졌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SBS
SBS 드라마 ‘천국보다 낯선’으로 8년 만에 TV에 복귀한 이성재. 그는 “캐나다에서 오랜만에 드라마를 촬영하는 게 힘들어 볼살이 빠졌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SBS
《“내일 연기할 장면을 생각하면 전날 밤부터 마음이 설렙니다.” 8년 만에 스크린에서 TV로 돌아온 이성재가 드라마의 매력에 푹 빠졌다. 1998년 ‘거짓말’(KBS) 이후 오랜만에 SBS 새 드라마 ‘천국보다 낯선’(월 화 오후 9시 55분)에 출연하는 그는 “내일 연기할 장면을 생각하면 전날 밤부터 마음이 설렌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드라마를 가린 게 아니라 몰입할 수 있는 배역과 대본을 찾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드라마에서 캐나다 입양아 출신 순박한 변호사 노윤재 역을 맡았다. 노윤재는 톱가수 유희란(김민정)을 사이에 두고 그녀의 매니저 강산호(엄태웅)와 삼각 관계를 이룬다. 강산호는 노윤재에게 친동생이라고 속이고 접근한다.

● 주연보다 작품에 더 큰 욕심

“사랑을 연기할 때가 가장 힘들어요.”

멜로부터 액션, 코믹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서 열연한 그에게 어떤 연기가 가장 힘드냐고 묻자 1초의 머뭇거림도 없이 나온 대답이다.

이성재는 “액션 연기는 몸이 힘들지만 비교적 다른 부담은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멜로영화나 드라마의 감정신은 액션이나 코믹 연기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가 들어간다고.

“사랑에는 정답이 없죠. 멜로 연기도 마찬가지예요. 표정과 몸짓에 수백만 가지가 나올 수 있으니까요.”

그는 그동안 감정을 폭발하거나 눈물을 쏟아내는 뜨거운 애정신보다 애잔하고 이지적인 멜로 연기를 주로 선보였다.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 ‘데이지’ 등에서 보여 준 특유의 멜로 연기에 스스로도 많이 지친 듯했다.

“어떤 연기와 배역이든 내가 연기하는 인물의 진실을 보여 주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TV나 영화, 멜로나 액션, 주연이나 조연을 구분하지 않고 그 인물에 대해 욕심이 생기는 작품에 탐을 냅니다.”

● 시청률과 영화흥행? 오직 하늘만이…

이성재는 심은하와 함께 공연한 1998년 ‘미술관 옆 동물원’을 시작으로 그동안 12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그동안 드라마는 ‘거짓말’ 이후 처음이다.

모처럼 드라마에 출연했는데 같은 시간대 MBC ‘주몽’이 시청률 40%를 넘는 바람에 부담스러운 듯했다.

“TV 시청률이나 영화의 흥행은 하늘이 점지해 주는 것 같아요.”

초연한 대답이다. 사실 최근 그가 출연한 영화들은 잇달아 흥행에 실패했다. ‘신석기 블루스’ ‘바람의 전설’ ‘홀리데이’ 등 나름대로 연기 변신을 시도하며 욕심을 낸 작품들이어서 아픔도 컸을 법하다.

“처음엔 ‘내가 뭘 잘못했나’ 반성도 했어요. 하지만 맡은 역을 소홀히 한 적이 없기에 후회하진 않아요.”

그는 최근 ‘주몽’에서 부득불 역을 맡은 이재용과 헬스클럽에서 우연히 만나 “살살 좀 해 달라”며 농담을 던졌다고 한다.

36세. 배우로서 적지 않은 나이다. 하지만 가짜 틀니를 끼고 어리숙한 원시인(신석기 블루스) 같은 모습에서 탄탄한 근육질의 몸짱(홀리데이)까지 다양한 변신을 선보였던 그에겐 아직도 보여 주지 않은 매력이 많이 남아 있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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