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용서

  • 입력 2006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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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용서/레이첼 킹 지음·황근하 옮김/382쪽·1만3000원·산티

1976년 가정주부 마리에타 재거는 가족 캠핑 도중 일곱 살 막내딸을 유괴당한 뒤 언론과 인터뷰에서 유괴범에게 한마디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확히 사건 발생 1년 뒤 유괴범의 조롱 섞인 전화를 받는다. “나랑 얘기하고 싶다고?”

재거는 그 소름끼치는 유괴범을 용서한다고 말했다. 유괴범은 혼란에 빠졌고 결국 자신이 재거의 딸을 포함한 4명의 연쇄 유괴 살인범임을 자백한 뒤 감옥에서 자살했다. 재거는 말한다. 만일 내가 그를 용서하지 않았다면 딸의 생사도 모른 채 평생 지옥 속에서 살았을 것이라고.

이 책에 소개된 10편의 사연은 미국 살인피해자유족회(MVFR)라는 단체 회원들의 실화다. “제발 내겐 잃어나지 말았으면” 하는 끔찍한 경험을 겪은 이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사형제가 우리의 상처를 치유해 주지 않는다고. 사형이 아니라 용서와 사랑만이 자신을 자유롭게 한다고.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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